티스토리 툴바


음주 후 생각
2012/03/08 23:09

이십대와 삼십대의 삶을 각각 돌아보니, 퍼뜩 드는 생각이 이렇다.
이십대에는 하나의 세계와 맞서고, 싸우고, 바득바득 살았던 것 같다.
삼십대에는 '세계'는 다양해졌고, 각각의 '세계'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가 바쁘고 기괴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이십대에 생각한 '나이 먹는다'는 건 좀더 '세계'에 능수능란해지는 거라 믿었는데, 실제 그 나이가 되어보면 서툰 인생에 익숙해져버리는 그런 게 되어버린 것 같고.
나는 아직 인생을 모른다만, 여전히 '즐거운 인생'을 꿈꾸고 있고. 인생이 뭔지는 몰라도, 즐겁게 인생을 살 권리는 있지 않냐고. 뭐 그런 주장은 잊지 않는다.
행복은 이 세계에도 있고, 저 세계에도 있다만, 불행 역시 그러하다. 행복은 지속적이지도 않고, 불행 역시 영원할 수 없는 법. 행복이냐, 불행이냐 하는 이분법은 되먹지 못한 것이고. 행복할 때 어떻게 즐길 것이냐, 불행할 때 어떻게 버틸 것이냐. 뭐 이런 방법론이 인생의 진짜 지혜가 아니냐 하는 생각이 삼십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지금, 음주의 힘을 빌린 나의 생각이다.

송경동
2012/02/02 20:47

'나꼼수'가 대히트이긴 하다.만 나는 시간을 내서 '나꼼수'를 '찾아서' 들은 적은 없다. 그닥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 김어준의 유쾌함과 글은 좋아하지만, 정치적 포지션은 많이 달라서 '나꼼수'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안한다. 김어준의 연애관이나 인생관, 문장스타일은 좋아하기도 하고 동조하는 것도 많긴 하다. 한겨레에서 연재했던 '그까이꺼 아나토미' 요런 칼럼들은 빠짐없이 읽고 또 읽고 했다. 겁나 재미있었거든.
근데 나꼼수는 별로 땡기지 않는다. 웃고 싶으면 개콘을 보면 되고. 감성을 원하면 '하이킥'을 보면 된다. 나꼼수에서 어떤 새로운 해석이나 이슈를 발견하리라는 기대가 없기도 하고.  'MB까고 닥치고 정권교체!' 나꼼수의 결론은 결국 그런거니까.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내 관심사가 아닐 뿐이다.

그나저나 씨바 가슴 찔리는 만평이다.
씨바, 거기 조용 좀 합시다!

'포착'
2012/01/09 22:11

'착한' 안철수는 '한국병'을 치유할 수 있을까?

요즘 읽은 글 중 꽤 좋다.는 생각이 팍 드는 글이다. 일단 일독을 권하고.
그 결과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 와중에 안철수 원장은 정권교체를 실현시킬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하나로 대중들에게 포착됐다.
그 중에 위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든다. '포착'이라는 어휘에 느낌이 팍 꽂힌다. 아주.
안철수는 '포착'된 것이다. 그의 기부행위 같은 '선행'은 좋은 일이긴 하다만, 그걸 가지고 안철수의 '정치'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는 여전히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할 '정치인'인지 의문이다. '정치'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유력한 대선주자로 회자되는 현상도 좀 뜨악하고.

'박원순' 이후
2011/10/28 22:18

나경원이 낙선하고 박원순이 당선된 일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리고 박원순의 사회 디자인이 내가 꿈꾸고 고대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남 3구에서는 나경원에게 몰표를 주었다. 이것은 박원순이 반자본이라거나 노동자 시장후보라서가 아니라, 나경원이 철저하게 부자 편에 서는 후보이기 때문이다.
박원순은 좋은 사람이고, 오세훈이나 나경원 따위와는 전혀 다르게 서울시 행정을 끌어갈 것이다. 하지만 박원순의 당선이 '시민의 승리'라거나 중산층의 승리가 될지는 몰라도, 노동자의 승리라고 의미 지을 수는 없다.

박원순의 당선은 기쁜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노동자인 '시민'들이 '박원순'과 '안철수'는 '노동'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박원순' 이후에 또다른 '이명박'이 오는 악순환이 반복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