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

    쉽니다.

    침묵할 수 있을 때까지.

    권태를 날려주는 초현실주의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작품. 제목이 'ESPANIA'인데, 아마도 스페인 내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고 멋대로 추정해본다. ㅎ 그나저나 나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그 까닭은 평온한 합리성의 권태로움을 날려주기 때문이다. 살바도르 달리는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가히 신기(神技)에 가깝다. 사진으로도 초현실주의적 표현이 가능하긴 할텐데, 연구 좀 해볼까... ㅋ

    침전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고, 너무 많은 말을 들어버렸다. 왜 입을 다물고, 귀를 막지 못했을까. 말은 기억된 것이 아니다. 칼로 새겨져 있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점차 잊혀지기도 한다. 새겨져 있는 것들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이미 몸의 한 부분이니까. 모든 달아오른 것들은 이제 식어버리는 일만 남아 있다. 아, 어리석고 어리석은 마음이여!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묵묵히 '나의 길'을 가지 못했다. 슬픔을 획득하는 것. 앓아야 할 과정이다. 이제 무엇이 더 옳은 것이냐 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애시당초 '올바른 삶'을 고민하며 고통스러워 할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삶'이 아니라 '나의 길'이다. 진정 '나의 길'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올바른 삶'일테니까.

    추모에는 말이 필요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2002년부터 해서 그의 재임기간 내내 나는 '대통령 노무현'을 비판하는 편에 섰다. 내가 비판했던 것은 '대통령 노무현'이었지, '인간 노무현'은 아니었다. 물론 한 사람을 두고 딱 부러지게 구분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대개 그의 정치행위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고 비판했다는 뜻이다. 그가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타인의 죽음 앞에 고개 숙이고 명복을 비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도리이다. # 1 그런데 변희재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국민 세금 1푼도 쓰지 마라"고 주장한다. "끝까지 국민에게 봉사하는 의무를 다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우를 박탈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폭의 보스' 어쩌고 하는 변희재의 문장에서는 할말을 잃는다. 전직..

    나에게 이런 때도 있었네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나의 글. 에 실려 있다. 어린 시절, 이런 때도 있었네 싶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나에게 그런 용기와 열정이 있었나. 캐리어 직원에게 바람맞은 시민기자 작성자 : 조원종 2001-05-02 00:00:00 조회: 177 나는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 오늘(4월30일) 난 바람맞았다. 무슨 일로? 어제였다. 메마른 땅을 촉촉히 적시는 단비가 내리는 29일 오후 4시 25분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누구? 글쎄다. 안타깝지만 그건 나도 모른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사람은 내가 다니는 학교와 학과, 이름, 핸드폰 번호까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캐리어 직원'이라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