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

    '조국'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료해지기는커녕 미궁과 의혹이 꼬리를 문다. 알고 있을만 한, 아니 알고 있어야 하는 쪽에서 설명하기를 회피하고 있으니 인민들은 음모론에 솔깃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찌나 답답한지 저쪽에서 원하는 게 음모론으로 정국이 혼탁해지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저쪽에서 뭔가 감춰야 할 게 있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 그들의 은폐를 위해 무고한 병사들의 목숨이 희생당한다는 것이 참 가카스럽다. 어떤 추악한 음모 때문이든 아니면 위기관리의 무능력 때문이든, 이 상황에서 분명해지는 건 딱 하나다. 대한민국 군대가 인민의 자식들에게 '애국' 어쩌고 '조국' 어쩌고 하는 게 개지랄이었다는 걸 국방부 스스로 자백한 꼴이다. 오늘 기사를 보니 실종자 가족 인터뷰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엊그제 2함..

    연대의 시작

    지난 2월27일 한국젠더법학회가 주최한 ‘저출산 시대, 낙태를 처벌해야 하나’ 세미나에 참석한 김은애 홍익대 법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원치 않는 임신을, 여성이 과연 혼자 하는 것인가’ 먼저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낙태를 비난하는 이들은 ‘문란한 성 관계’가 원치 않는 임신을 낳았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하다못해 여성이 피임을 요구할 ‘성적 측면에서의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갖고 있느냐고 김씨는 되묻는다. 2005년 복지부가 고려대 의대에 의뢰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 여성 낙태는 연간 19만 건(58%), 미혼 여성 낙태는 14만 건(42%)으로 기혼 여성 낙태율이 더 높다. 기혼 여성도 이렇게 피임에 실패하는 것이야말로 성 관계에서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100장의 음반 중 48개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 배철수가 뽑은 100장의 음반 목록을 살펴보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제법 눈에 띤다.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 배철수의 목록을 보면서 하드 디스크를 뒤진다. 그 결과 100장의 음반 중 48개가 있다. 오!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다. ㅋ 아래 '100장의 음반' 목록에서 굵게 표시한 것이 소장한 음반이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것은 해당 음반은 없지만, 그 뮤지션의 Collection이나 Greatest Hits 등 컴필레이션 앨범은 있다는 뜻. 그나저나 70년대의 음반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음악사의 면에서나 배철수 개인사의 면에서나 중요한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1. 1950년에서 1960년대까지 로..

    기네스 필통

    기네스 드래프트 써져 유닛용 캔으로 필통 만들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캔 따개가 있는 윗부분을 잘라냈다. 도구는 와인 오프너에 달려 있는 작은 톱니칼. 와인병의 주둥이를 감싸고 있는 알루미늄 캡을 벗겨낼 때 쓰는 거. 캔을 앞에 놓고 적당한 도구가 없을까 생각하던 중 퍼뜩 떠오른 게 와인 오프너였다. 톱니 칼로 캔 상단의 외곽선을 따라 절단 작업을 했다. 얇은 알루미늄이라 많은 힘이 들진 않는다. 캔의 외관에 기스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관건. 또 캔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잡아야 한다. 다 잘라낸 다음엔 날카로워진 곳을 사포로 문질렀다. 물로 헹궈서 말리니 기네스 필통 완성. 만족스럽다. 휴일엔 오직 나만을 위한 노동의 시간을 갖는다. ㅋ

    마음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한다는 것은, 그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도 다반사다. 마음이 가는대로 한다는 것은, 그것이 편하고 쉽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제법 큰 용기가 필요하고 고난을 비켜갈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니까 '내 맘대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대로 하라는 조언은 올바른 것일 수 있으나, 꽤 신중해야 할 일이다. 분명한 건, 마음 가는대로 하는 사람과 마음 가는대로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