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

    남의 집에서 남의 집을 들고 쳐웃고 있다. 그리고 그 '남'은 동일 인물. 박 고수가 산좋고 물좋은 곳을 찾아 집 짓는다는 소리를 들은 건 좀 오래된 일. 몇년 만에 드디어 집을 짓긴 지었다. 사람이 들어가 살기엔 턱없이 미니멀하고 깔고 앉으면 박살나는 우드락을 소재로 만든 집이긴 하다만. 집은 집이다. 실제 공사현장에서 저 모양이 어디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그러나 저러나 박 고수에게 저런 소년같은 면모가 있다는 점에 놀랐다. 성취감은 결과에서 오기도 하겠으나, 행복은 과정없이 올 수는 없을 것이고. 대충 박 고수가 실제 집을 지었을 때 느낄 행복감도 부럽긴 하겠다만 저 보잘 것 없는(?) 우드락 집을 지을 때 가졌을 행복감이 마냥 부럽고 아니꼽고 질투 나고 그런다.라고 하지만 축복하는 마..

    <대물>, 자꾸 손발 오그라들게 할끄야?

    드라마 을 보게 된 이유는 딱 두가지다. 정치드라마이고 고현정이 나오기 때문. 정치드라마나 법정드라마는 웬만하면 챙겨보는 편이다. 고현정은 중학생 시절부터 나의 여신. 고현정이 나오는 정치드라마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만. 갈수록 이거 정말 봐야하나 싶을 정도로 참고 보게 된다. 정치 외압설은 그러려니 하고 박근혜 띄우기설 같은 건 뜬금없다 싶은데, 유치한 설정들 때문에 모처럼 나온 정치드라마를 즐기기 힘들다. 부패 정치인들 까는 것은 진부하긴 해도 참고 보겠는데, 서혜림이라는 정치인 캐릭터는 좀 아니다. 어른들 세계에 어린아이를 밀어넣은 것처럼 생뚱맞은 설정들이 너무 많다. 국민의 편에 서는 정치인이라든지, 우리가 원하는 정치인 그런 상을 그리는 건 좋은 일이다만, 꼭 그렇게 바른생활 교과서를 어리숙..

    기권

    오늘은 광주 서구청장 재선거날이다. 난 투표 안했다.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 투표 안한 건 처음이다. 이유는 투표하고 싶은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간단하지만, 글쎄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다. 진보신당 후보가 있으면 묻지마 투표를 하고, 민노당 후보라도 있으면 '비판적' 투표를 한다. 나름 투표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에는 단일화되는 바람에 지지 후보가 없었다. 참여당 서대석 후보가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서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지의사는 생기지 않았다. 선거현수막에 '노무현 비서관 출신'이라고 홍보하는 것도 영 마뜩치 않고. 선거운동 기간 중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가 서대석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를 보면서 한쪽 마음이 휑 했다. 물론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면 정치인이 아니겠다만..

    무인자동차

    구글이 개발중인 무인자동차가 시험운전에서 1,600킬로미터 주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사고는 단 1건 일어났는데, 그것도 신호등에 걸려 정지한 무인자동차를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라고. 그러니까 사고를 낸 게 아니라 사고를 당한 셈. 구글이 하는 일이란 게 어찌 보면 재미와 편리를 동시에 주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살 떨리게 공포스러운 프로젝트이기도 한데. 무인자동차 개발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 다른 건 몰라도, 좀더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주변환경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해서 가장 합리적인(최소한 합법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정말 안전해질 수 있을까? 거의 모든 교통사고는 인간의 판단오류나 실수, 고의, 감정적 반응에 ..

    프랑스 10대들 님 좀 짱인듯

    프랑스 10대들이 간만에(?) 거리로 나섰다. 몇년 전 최초고용계약법이라고-최초로 고용된 사업장에서는 맘대로 해고해도 된다는 개떡같은 법안- 사르코지가 장관 할 때 밀어붙였다가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결국 철회된 재미난 일이 있었다. 10대 고등학생들이 한몫 단단히 했다고 들었는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도 비슷한 양상인 모양이다. 이번에도 사르코지가 연금개혁한다고 밀어붙이는 중이다. 정년을 연장해서 연금지급을 좀 미루겠다는 건데, 인민들의 저항이 꽤 뜨거운 것 같다. 파업하는 대학도 나오고, 1,200여개 고등학교가 집회에 참여하고, 경찰이 800개가 넘는 고등학교를 봉쇄하고 있다는. 얼핏 보면 연금법 개정이나 정년연장 같은 건 기성세대들 문제인데 왜 학생들이 난리냐 할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