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

    병역면제 때문이 아니다

    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다수의 고위 관료들이 병역면제 때문에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병역면제'라고 쓰고 '병역기피'라고 읽어야 합당한 것 같기도 하고. 부모 잘 만난 놈들은 미꾸라지처럼 현역복무를 피하고, 부모 잘못 만나면 빼도박도 못하고 현역병으로 징집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공직자 본인과 그 아들의 병역면제는 두고두고 욕먹을 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역병 복무가 공직자나 정치인의 마땅한 자격인 것처럼 인식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도발'이나 교전으로 꽃다운 나이의 사병이 죽고 다치는 일, 그 후 하나씩 드러나는 고위 간부들의 어처구니 없는 직무태만이나 부실한 규정과 제도 등... 이런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평소 이명박을 욕했던 사람들은 '병역미필자..

    브레이크 세트 교체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 페달링을 하는데 어째 좀 힘이 든다 해서, 내려서 살펴보니 앞 브레이크의 왼쪽 패드가 림에 딱 닿아 있다. 장력이 좀 늘었났나보군 하고 가방에서 휴대용 공구를 꺼내 브레이크 암(arm)의 +자 나사를 조이고 풀고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뭐여 이거 하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에구머니나! 오 마이 갓! 브레이크 암 안에 장력을 유지해주는 굵은 철심 하나가 부러져 있는 게 아닌가. 지져스 크라이스트! 식겁했다. 사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만, 이런 것도 부러질 수 있구나 생각하니 괜히 겁난다. 오늘 상무지구에 갔다가 브레이크 암 사러 자전거 샵에 잠깐 들렀다. 주인 아저씨가 제품 하나를 보여줬는데 보기에도 가격이 좀 셀 것 같다. 물어보니 역시나 예상가의 4배다. 그냥 묻지마 제..

    삼성이 아직도 한자를 쓰는구나

    삼성이 사내망에 노조설립하자는 글을 올린 직원을 해고했다. 이따위 기업이 '초일류'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노조가 무슨 귀신이냐, 왜 그렇게 벌벌 떠는지 모르겠다. 진짜 아마추어같이... 그나저나 아직도 한자 투성이 문서를 보게 될줄이야. 무슨 '초일류'가 요따구냐. 시대에 뒤쳐지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공무원 조직에서도 거의 한자가 사라져가는 추세인데, 시대를 선도한다는 대기업 문서에 한자라니. 삼성 조직 문화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광일목장 (진입로까지만) 라이딩

    간 데 또 가고 간 데 또 가고, 요짓도 더 못하겠다 싶어서 새 코스를 물색하다가 광일목장이란 곳을 발견. 검색 신공으로 대충 코스 파악하고 출발. 충장사 지나서 금곡동 분청사기 전시실 입구에서 잠깐 갸우뚱. 이 길이 맞나... 일단 가본다. 뭐여 이 길은 얼마 전에 K 형이 알려준 무등산 옛길인데. 잘못 들어왔나 하는데,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 있다. 일단 들어간다. 가다보니 그 길이 맞다. 차량진입 금지 팻말과 함께 굵은 쇠기둥 하나로 길을 막아 놨는데 가볍게 바니홉 기술로 점프를 시도.............하는 건 미친 짓이고. 사뿐히 내려서 냉큼 자전거 들고 넘었다. 시작부터 그냥 오르막이다. 광일목장까지 무조건 끝끝내 쭈욱 오르막이라던데. 경사도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오르는 거야 디지게 페..

    증도 라이딩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나와 함께 섬 라이딩을 가는 게 소원(?)인 A 선배가 보면 경악할지도 모르겠지만. 흠흠. 신안 증도로 라이딩을 다녀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섬 라이딩을 즐긴 거다. 여러 해 전, 그러니까 증도대교가 생기기 전이다. 배를 타고 증도에 들어간 적이 있다. 지금은 태평염전보다 엘도라도 리조트로 유명한 증도가 되어버렸고. 고급스럽게 치장된 리조트에는 여름도 아닌데 승용차와 사람들이 많았다. 음식물쓰레기통을 청소하고 조경수에 농약을 치는 노인들은 아마도 한때 어부였을지도 모를 섬 주민이었으리라. 관광개발이 선사한 고용창출인가? 그렇게 단 몇명이라도 소득을 얻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일지도 모른다만. 관광개발이 원주민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주는 것처럼 사기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개발업자들, 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