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덕분입니다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베란다로 나가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아 많이도 쌓였다. 이른 새벽부터 경비 아저씨가 수고하신 덕분에 이미 염화칼슘이 뿌려져 있다. 모르고(또는 모른척) 살아서 그렇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덕을 우리는 보고 산다. 경비 아저씨들에게 머슴 부리 듯 갑질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비 몇천원 늘어나는 게 아까워서 남의 생계를 끊는 일도 서슴지 않는 그런 세상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긴 하다만. 최저임금이란 게 노동을 시키고 이 돈보다 더 적게 주면 안된다는 취지인데, 어떤 사람들은 노동 시키고 이 돈만 줘도 된다고 받아들인다.그건 그렇고, 우리는 노동자를 자기 먹고 살려고 돈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 쉽게 생각해버린다. 그러니까 다 자기를 위해서 일하는 거니까, 감사할..

    누군가는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 있어야 한다" 내가 한명숙, 유시민이 아니라 노회찬,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와 심이 우리에게 '누군가'가 되어줄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선거는 확실한 편가르기다. 주저없이 노동자를 말하고, 당당하게 노동자의 편에 서 있는 후보가 누구냐. 이런 게 중요하다. 되냐 안되냐 하는 당선 가능성이나, 닥치고 반MB 따위보다는 확실한 '누군가'를 가려내는 것이 우리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원문보기 >>>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7932 삼성전자와 IBM & 죽음과 침묵 고 박지연씨를 생각하며…"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며칠 전 가까운 친구가..

    독도가 비정규직보다 더 중요한가?

    난 독도에 관심 없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지랄해주는 일본이나 무능하고 멍청한 한국의 정부나 짜증스럽긴 하다. 그래도 일본발 독도문제가 불거지기만 하면 사회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격한 분노를 터뜨리는 것도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 이건 뭐 독도문제만 나오면 좌파나 우파나, 진보나 보수나, 서울이나 지방이나, 강남이나 강북이나, 남성이나 여성이나,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이나 비슷비슷한 목소리를 낸다. 민족적 문제이니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민족문제는 간혹 계급문제를 은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심하다. 독도문제가 비정규직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것일까? 당연히 독도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독도문제 하나로 전 사회가 들썩거리는데,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비정규직 문제에는 ..

    이명박 대통령 시대 5년, 이것을 해보자!

    이명박 대통령 시대 5년, 이것을 해보자! "돌아와요, '이념의 시대'!" *2007년 12월 25일 프레시안에 게재. 결과는 확정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특검이 남아 있긴 하지만, 대선 결과를 뒤집어 놓을 것이라 보이진 않는다. 종교적인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면,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일 것이다. 그래도 이명박 후보가 거의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되었다는 현실이 눈앞에 벌어지자 충격을 받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명박 후보를 반대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허탈과 좌절, 분노, 슬픔, 냉소와 같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럴 만하다. BBK 주가조작 사건부터 자녀 위장취업, 위장전입 같은 온갖 의혹의 주인공이자 '특검의 피의자'인 후보가 우리의 주권을 위임받을 대통령이 되었다는..

    높이, 더 높이

    한국의 도시 풍경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대형크레인의 모습. 도시의 곳곳에서는 연중 공사가 벌어진다. 높이, 더 높이 아파트가 올라간다. 크레인이 올라갈수록 아파트가 올라간다. 아파트가 올라갈수록 집값이 올라간다. 집값이 올라갈수록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간다. 가진 자들의 소득이 올라갈수록 못 가진 자들의 고통이 깊어진다. 세상은, 세상은 잘도 올라가는데, 노동자의 삶은 오르기는커녕 추락하기만 한다. 세상이, 세상이 노동자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크레인을 움직이는 것은 노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