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입당

    7월27일 정의당에 당비 납부하는 당원이 되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말로만 지지한 것이 미안하고 미안해서 이거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중앙당에서도 이제서야 좀 충격과 슬픔을 추스리는 것 같다. 오늘 집 우편함에 커다란 봉투 하나가 들어 있었다. 발신인은 정의당. 알 수 없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봉투를 뜯었다. 이정미 대표의 편지가 적힌 엽서와 신입당원 가이드북이 들어 있다. 이정미 대표의 편지글을 읽으면서 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의 첫 당적이었던 민주노동당에 가입할 때에는 설레고 들떴다. 내 삶을 바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잠시나마 당 활동가를 직업으로 삼기도 했다. 그런 열정과 뜨거움은 이제 없다. 나도 나이가 들었고, 내 입 하나 건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살다보면 의식과 생각은 바뀌고, ..

    노회찬을 위하여

    노회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안타까움이 끝이 없다. 어디선가 보았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결국 외로운 것이라고. 지울 수 없는 가난, 우울, 감당할 수 없는 슬픔 등을 자살의 원인으로 쉽게 생각하지만, 결국 외로운 것이라고.어제 오전 일하다가 포털사이트에서 '속보' 제목을 보고 나도 모르게 '뭐야 이거' 했었다. 심장이 좀 빨리 뛰는 것도 같았다. 몸이 좀 떨리는 것도 같았다. 오보인가, 바라기도 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노회찬의 죽음은 사실이었고, 이런 저런 뉴스들이 쏟아졌다. 하나 하나 읽고, 댓글도 읽고 아무리 읽어도 나는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아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노회찬은 진보정치의 아이콘이고 간판스타가 맞다. 진보정당은 그의 인..

    남탓 말고 자기반성 좀!

    한명숙 결국 안됬구나. 우리 편은 아니다만, 수고하셨수. 그나저나 서울 경기 둘다 져버리니까, 자칭 '민주개혁세력'들은 아주 정신줄을 놓는 것 같다. 지들이 준비 부족했고 인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은 없고, 희생양 찾기에 혈안이구나. 가장 손쉬운 희생양은 당연히 진보신당이고. 좀 말이나 되는 소리를 하면서 남탓 하면 속타는 심정이라도 이해해줄텐데. 이기면 노풍 탓이고, 지면 단일화 거부한 진보신당 탓이고. 세상 참 편하게 산다. 사퇴해준 경기도에서도 지니깐, 사퇴가 너무 늦었다고 지랄이네. 압권은 경기도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무효표가 다 진보신당 때문이라고 남탓 하는 거. 무효표가 18만표가 넘게 나온 것 같은데, 경기도에서 진보신당 당원이 1천명 조금 넘는 것으로 안다. 그 넘 말대로 진보신당이..

    저질 선거

    1. 언제쯤에나 제대로 된 선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하다. 북풍, 노풍, 역풍. 풍풍풍. 무슨 아라한장풍대작전도 아니고. 저기서도 바람, 여기서도 바람. 바람만 불어대는 저질 선거다. 뭐 모든 바람이 나쁜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북풍 따위는 고약한 냄새 풍기는 더러운 바람이라는 건 명약관화한 것이고, 노풍은 이해되는 면도 있다. 그래도 바람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 좀 얕은 수이고, 정치발전이나 인민의 이익과는 꽤 거리가 멀다. 바람이 불면 정책과 공약이 설 곳은 사라진다. 더군다나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되어야 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하긴 선거 역사상 모든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이었다. 재보궐 선거마저 아무개 정권의 심판, 중간평가 따위 논리로 평정되다시피 했으니...

    광주-윤난실, 부산-김석준, 서울-노회찬, 경기도-심상정

    살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곳 중에 법정이 있다.(피고인이나 검사, 변호사로 말고 그냥 방청객으로)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을 차분히 보고 있으면 고단한 삶과 그마저도 긍정하고 살아가는 징한 의지력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지고, 겸허해지기도 하고. 뭐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을 갖게 된다. 비슷한 이유로 시내버스 첫차도 살면서 꼭 한번은 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보면 안다. 노회찬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새벽 4시 시내버스 첫차에 타는 사람들(강북에 살면서 강남 빌딩을 청소해야 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이야기하는 거 꽤 의미 있는 일이다. 노회찬은 지금까지 투명인간이어야 했던 그들을 복원하겠다고 했다. 이게 단순히 그들의 임금을 올리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일을 뜻하는 건 아닐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