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심한 보복

    아침에 씻고 나와서 뉴스를 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SAMSUNG'. 아 재수 없어 하고 테이프를 뜯어서 발라버렸다. 내가 가진 물건 중 유일한 삼성 제품인 스마트TV. 물론 삼성 물건 안사려고 애쓴지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이건 어쩔 수 없었다. 중고로 TV 사는데 싼 가격에 딱 필요한 기능만 있는. 가진 게 없으면 가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깐. '무노조 경영' 하나만으로도 더러운 기업이구나 했는데, 삼성반도체 노동자들 백혈병에 걸려 죽어갈 때 산재신청조차 가로막고 돈으로 입막음하려 한 또 하나의 가'족같은' 기업 물건 따위 안사야지 했다. 그러다가 삼성 비자금 & 뇌물 사건 터졌을 때부터는 거의 본능처럼 '삼성' 이름 들어간 건 일단 거부감부터. 10년도 더 전에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대형 ..

    삼성이 아직도 한자를 쓰는구나

    삼성이 사내망에 노조설립하자는 글을 올린 직원을 해고했다. 이따위 기업이 '초일류'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노조가 무슨 귀신이냐, 왜 그렇게 벌벌 떠는지 모르겠다. 진짜 아마추어같이... 그나저나 아직도 한자 투성이 문서를 보게 될줄이야. 무슨 '초일류'가 요따구냐. 시대에 뒤쳐지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공무원 조직에서도 거의 한자가 사라져가는 추세인데, 시대를 선도한다는 대기업 문서에 한자라니. 삼성 조직 문화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건희가 부럽냐?

    최근 삼성생명 상장으로 이건희씨가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가치가 4조 5천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 4조 1천억원 등을 합하면 무려 8조 8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신은 이건희씨가 부럽습니까? ①매우 부럽다 ②부럽다 ③그저 그렇다 ④부럽지 않다 ⑤전혀 부럽지 않다 이런 여론조사 한번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리고 이건 뽀나스. 다음 지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삼. 은 삼성생명이 병원과 건강보험관리공단, 경찰 등에서 보험계약자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보험금 불지급률과 불지급액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활용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 기관 실무자들을 '협력자'로 분류하여 '관리'해왔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당사자도 기억 못하는 오래된 의료정보들을 불법으로 ..

    반도체와 노동자의 죽음

    3년 전 3월 6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녀의 동료였던 이숙영씨, 같은 생산라인의 엔지니어였던 황민웅씨도 백혈병으로 숨을 거뒀다. 이후 '반도체 산업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라는 단체가 꾸려져 반도체 공장에서 일어나는 노동자 건강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산재인정을 위한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피해자 현황 및 작업환경(방사선, 화학물질등)관련 제보들 보기 (반올림에서 정리)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전혀 취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피해 노동자 유족들에 따르면, 꽤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해갔고, 방송국 카메라도 여러 번 촬영해갔다고 한다. MBC의 '피디수첩'..

    보수를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다. 제목에서부터 고심의 흔적이 묻어난다. '삼성을 반대한다'라거나 '삼성을 비판한다' 같은 과격한 표현 대신에 '생각한다'를 선택한 것은 김용철 변호사의 진심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된다. 2007년 한국사회를 흔들어 놓았던 그의 양심선언 때부터 그의 입장은 일관되었다. 그가 겨냥한 것은 삼성이라는 기업이 아니라 이건희 일가와 그 가신들의 부정부패였다. 삼성을 무너뜨리거나 해체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독단적이고 비상식적이며 권위적일 뿐만 아니라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삼성식 황제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진심이었으리라. 그러니까 김용철 변호사는 매우 정상적인 보수주의자이고, 자본주의자인 셈이다. 그는 법을 지키자고 했을 뿐이다. 그는 "납세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