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퇴근

    눈길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구간이 제법 있다. 심장 쫄깃쫄깃 하면서 지나간다. 뒷바퀴가 좌우로 미끌 할 때마다 온몸에 긴장이. 다행히 오늘도 짜빠링은 없었다. 오래 전 빙판길에서 어랏 할 겨를도 없이 길바닥에 나뒹굴었던 경험 때문인지 눈길 지나갈 때면 겁난다.

    최강한파 뚫고 자출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베란다로 나가본다. 온몸으로 추위를 느끼고 음 심상치 않군 하면서 10초간 갈등. 그래도 마음 먹었으니 도전해봐야지 하고 자출을 준비한다. 겨울 라이딩에 처음으로 히트텍을 입고 기모저지와 방한자켓을 입는다. 보통은 초반에는 좀 추워도 달리다보면 땀이 나서 웬만하면 기모저지와 방한자켓 2벌만 입는데, 오늘은 살아남는 게 우선이므로.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하고. 아, 들숨부터 다르다. 찬 기운이 폐 속으로 스며든다. 그래도 달릴 만 하다. 광주천도 얼었다. 물살이 좀 느린 곳이나 가장자리는 얼음이다. 이건 또 처음 보는 풍경. 오늘 추위가 대단하긴 하다. 바람이 불면 온몸에 찬물을 맞은 듯 하다. 그래도 죽지 않아. 30분쯤 달리..

    샤브샤브 먹고 잡소리

    우리는 6명이었던 거다. 퇴근하고 내 차에 탄 건 나까지 5명이었는데.가장 나이차가 적은 녀석이 띠동갑인데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하대하였다. 다른 곳은 몰라도 밥상 위에서는 평등해야 하는 법이니까.그나저나 난 왜 이렇게 어린 녀석들과 맞먹는 게 유쾌한지 모르겠다. 내가 좀 변태인 면이 없진 않으나, 뭐 어떤가 남들 피해주는 일도 아니고. 오히려 서로 즐거우면 그만. 그건 그렇고 내일 최강한파라는데, 자전거 출근을 마음 먹고 있다. 겨울 날씨가 참 요상해져서 이제는 삼한사온이 아니고 삼한사미(3일간 춥고 4일간 미세먼지라나 뭐라나)란다. 이래 가지고 자전거출퇴근을 하겠나. 차라리 미세먼지 실컷 마시는 것보다는 추운 게 훨씬 나으니까. 내일은 감행할 생각이다.어제 퇴근 전에 비가 조금씩 내려서 아 망했네 하..

    동계라이딩 위한 MTB 봉인 해제

    올해 5월부터 베란다에 봉인되었던 MTB를 끄집어냈다. 커버를 씌워놔서 다행히 먼지는 안 쌓였다. 나의 첫 고가(高價. 내 기준에서!) 자전거. 나와 함께 달린지 6년째다. 타이어 몇번 교체하고 펑크 몇번 난 것 빼면 아무 말썽없이 달려준 녀석. 가끔 물청소 하고 체인에 윤활류 먹여준 것 빼면 딱히 정비해준 적도 없는데, 참 기특한 녀석이다. 6년 동안 아무 사고도 나지 않았고, 많은 시간 출퇴근을 했고, 많은 곳을 다녀왔다. 주말에만 가끔 타던 시기도 있었지만, 2011년 9월 ~ 2017년 5월까지 총주행거리 8,762km 총주행시간 552시간 19분을 기록했다. 겨울 동안에는 다시 이 녀석과 출퇴근을 함께 할 생각이다. 이제 눈도 내리고, 아침 저녁에는 결빙 구간이 있을지도 모르니 로드는 베란다에 ..

    아직은 괜찮다

    자전거 안장에 엉덩이 걸치고 후미등, 전조등 켜고 블루투스 스피커도 켜고 막 페달을 밟으려는데, 직원들이 한무더기 나오면서 한마디씩.안춥냐? 안추워요? 땀나. 안추워요.자전거 안타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자전거 타면 땀 난다. 겨울이라고 예외 없다.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최소 3분안에 몸에 열이 난다. 이 열로 추위를 버틴다. 그리고 10분쯤 지나면 땀이 난다. 겨울 라이딩은 손발이 가장 힘들다. 경험상 영하 5~6도 아래로 떨어지면 손가락 발가락이 어는 느낌이다. 특히 발가락은 감각 상실. 바람까지 좀 세게 불면 손가락 발가락은 포기해야 한다.아직은 괜찮다. 나이를 먹으니 가끔은 편하게 자동차를 탈까 전혀 생각 안하는 건 아니다. 아니 날마다 짧은 갈등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