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흔들리며 피는 꽃


범능스님이 부르는 노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잖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잖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비바람 속에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빗물 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자연에서 시상을 떠올리고,
그것을 인간사에 조화시키는 시인의 섬세함.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하지만 시들 때까지 흔들리기만 하는 꽃도 없다.

흔들리다가도 보란듯이 우뚝 서는 때가 있다.
흔들리기만 한다면,
꽃도 사랑도 어찌 견딜 수 있을까.

흔들릴까봐 두려운 것이 아니다.
젖을까봐 걱정되는 것이 아니다.

꽃을 피우지 못할까봐,
사랑을 피우지 못할까봐
숨 죽이며 마음 졸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