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제시하지 말 것

    정답(이라고 생각한 어떤 것)을 제시하거나 기준을 만들지 말 것.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은 많지만 정답은 없다.그렇게 살아도 되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이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좋지만, 이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결심도 좋은 거다.가끔은 후자의 결심이 더 중요해지는 때가 있다.

    정하지 말 것

    생태주의나 사회주의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생태주의자나 사회주의자로 살 필요는 없다. 이념과 사상이 타인에게 과시하는 스타일이 되는 것은 좀 얄미운 일이지만, 반드시 삶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도 좀 그렇다. 이념과 사상이 삶이 되는 것은 스스로에게 근사한 일이고 타인에게 존중받을 일이다. 하지만 꼭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한다면, 그러한 이념과 사상이라면 난 도망가련다. 난 그렇게 이념과 사상에 충실한 삶에는 흥미도 없고 자신도 없으니까. 이념이 삶이 되는 것과 삶이 이념이 되는 것은 좀 다른 것이지 않나. 그런 생각도 좀 들고. 오랜만에 박홍규 선생의 근황을 기사에서 보았다. 긴 인터뷰를 꼼꼼히 읽으면서 '역시 박홍규!' 했다. 누구의 삶이든 존중받을 자격이 있지만, 존경받을 수 있는 삶은 흔하지 않..

    입당

    7월27일 정의당에 당비 납부하는 당원이 되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말로만 지지한 것이 미안하고 미안해서 이거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중앙당에서도 이제서야 좀 충격과 슬픔을 추스리는 것 같다. 오늘 집 우편함에 커다란 봉투 하나가 들어 있었다. 발신인은 정의당. 알 수 없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봉투를 뜯었다. 이정미 대표의 편지가 적힌 엽서와 신입당원 가이드북이 들어 있다. 이정미 대표의 편지글을 읽으면서 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의 첫 당적이었던 민주노동당에 가입할 때에는 설레고 들떴다. 내 삶을 바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잠시나마 당 활동가를 직업으로 삼기도 했다. 그런 열정과 뜨거움은 이제 없다. 나도 나이가 들었고, 내 입 하나 건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살다보면 의식과 생각은 바뀌고, ..

    노회찬을 위하여

    노회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안타까움이 끝이 없다. 어디선가 보았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결국 외로운 것이라고. 지울 수 없는 가난, 우울, 감당할 수 없는 슬픔 등을 자살의 원인으로 쉽게 생각하지만, 결국 외로운 것이라고.어제 오전 일하다가 포털사이트에서 '속보' 제목을 보고 나도 모르게 '뭐야 이거' 했었다. 심장이 좀 빨리 뛰는 것도 같았다. 몸이 좀 떨리는 것도 같았다. 오보인가, 바라기도 했던 것 같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노회찬의 죽음은 사실이었고, 이런 저런 뉴스들이 쏟아졌다. 하나 하나 읽고, 댓글도 읽고 아무리 읽어도 나는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아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노회찬은 진보정치의 아이콘이고 간판스타가 맞다. 진보정당은 그의 인..

    나의 투표 원칙

    나는 투표가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민은 오직 투표할 때에만 자유롭고 투표를 마치고 나면 다시 노예로 돌아간다"는 루소의 말에도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투표할 때에도 우리는 노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투표권이 있는 한 거의 투표를 했다. 어찌되었든 투표는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긴 하니까. 그 영향력이란 것이 당선과 함께 사라지는 허무한 것이라 하더라도. 딱 한번 기권을 한 적이 있다. 기권과 무효표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결국 기권을 선택했다.징역살이 하면서 처음 진보정당에 관심을 가졌고, 엄마 아빠의 아들이라는 사실보다 민주노동당 당원임을 더 자랑스러워 했던 시절도 있었다. 민주노동당 당원 사진동호회 운영위원도 맡고, 최초로 당선된 당 비례대표 광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