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진실 사랑을 할 때 그 사람이 살인을 하더라도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사랑이 끝날 때 그 사람이 살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람은 살인을 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그래서 사랑은 그 자체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끝날 때까지 사랑한다는 믿음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그리고 그 시작과 끝을 스스로 책임지면 된다. 둘은 모두 진실이기 때문이다. diary 2019.01.04
불변이지만 괜찮아 참 오래된 사진이지...2006년 이 사진 보면서.. 펑펑울고 ...다음날 사직서 냈었다."나 헛살고 있구나... 너무 내 앞만 보고 사느라.쌓인 눈도 다른 사람 발자국도 그림자도 못보고..."정말 가슴 찟어 후회하고 각오하고 다짐했는데.....2009년이젠 챙피하다.. 아 미련하고 답답한 머리와 가슴...잊고 또 앞만 보고 달렸으니...존재 자체로도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경쾌히 눈밟는 저 발 주인들.. 저 발들 쫓아 사진에 담은 사람까지..어느 겨울날 대학원 동기들과 술한잔 하고 찍은 사진들을 카페에 올렸다. 모임에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동기가 나타나서, 이런 말을 했다. 카페에서 저 사진을 보고 울컥 했었다고. 그 후 그 녀석은 동기들 모임에 꼭 참석하려고 했고, 종종 어울렸다. 그러고 몇년.. diary 2018.09.12
경청 ACC 인문강좌. 정재찬 교수 7시 시작은 직장인에게는 좀 버겁다.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6시 칼퇴근을 해도 이동시간은 촉박하고, 끼니는 엄두도 못내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예매한 사람도 6시40분까지 현장접수를 해야 좌석표를 받을 수 있다니. 여하간 무사히 시간 안에 도착해서 자리를 배정받고 앉았다. '톡투유'에서 익히 본 얼굴, 익히 들은 목소리. 익히 웃긴 유머. 2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어진간한 영화보다는 재미있었다.침묵까지 경청할 것. 오늘 강좌에서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 입 보다 귀를 열기 위해 내가 가지고 싶은 삶의 자세. 귀를 열면 마음도 열리는 것일까, 마음이 열려야 귀가 열리는 것일까. 설마 동시에 일어나는 일일까? 아직은 모른다. 경청은 공감과 지지를 위한 것이지, 문제의 해결을 위한.. diary 2018.08.29
나이 들어간다 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는 신체적인 변화에서부터 감지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심경의 변화에서 먼저 느낄지도 모른다. 몸이든 마음이든 늙으면 변한다. 나는 몸이 늙는 것보다 마음과 정신이 늙는 것을 경계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또래 사람들은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말은 대개 몸이 그렇다는 뜻이었다. 어쩌다가 몇년만에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많이 변한 것 같다. 어느새 흰머리가 늘었고, 표정의 생기는 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나는 마흔이 넘어서도 잘 몰랐다. 내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실감은 나지 않았고,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고 느꼈다. 머리털이 더 많이 빠져나간 것 같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내가 아이고.. diary 2018.08.24
아니다 두려워 하지는 않았지만, 망설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화가 안난 것은 아니다.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털어놓지는 않았지만,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탓하지는 않았지만, 실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후회하지는 않았지만, 실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아쉽지는 않았지만, 섭섭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diary 2018.08.17
에어팟 에어팟을 샀다. 지구상 유일한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라고 주장하고 살았는데 에어팟은 가격 탓에 구입을 망설이긴 했다. 집에서 청소나 요리할 때 음악을 틀어놓는데, 진공청소기 모터소리, 물소리, 칼질소리 등 온갖 소음 때문에 음악은 감상이 아니라 그냥 틀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공동주택에서 무작정 볼륨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어팟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집안일 할 때 무선의 자유로움을 누리면서,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좀더 음악소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 이걸로 통화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고. 애플 제품은 애플 제품끼리 사용해야 한다는 믿음도 한몫을 하고. 하루 사용해봤는데 가격만 빼면 무조건 사야 할 이유밖에 없다. 에어팟을 사용하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후기도 보긴 했지만, 나에겐 그.. diary 2018.08.11
여름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 습하고 덥다. 한낮의 햇볕은 살갗을 녹일 듯 내리쬔다. 여름은 힘든 계절이다. 에어컨 덕분에 여름을 견디는 것도 맞지만, 여름을 싫어만 할 수 없는 까닭은 구름 때문이다.특히 태풍이 지나간 뒤 남은 구름의 풍경은 넋 놓고 바라보기에 충분하다. 이런 구름은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고, 여름에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아, 그리고 여름은 자전거 타기에 겨울보다는 나은 계절이다. 겨울에는 보온과 방풍을 위해 옷을 껴입고 온몸에 빈틈없이 장구류를 갖추느라 몸이 둔해진다. 하지만 여름에는 무엇보다 몸이 가볍다. 반바지를 입어서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자외선에 그을리긴 해도 페달링에 전혀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단 5분의 페달링에도 온몸은 불타는 듯 뜨겁고, 땀은 비오 듯 떨어지지만 여름 라이딩은 생각보다 지옥은 아.. diary 2018.07.10
광주독립영화관 GIFT 개관 지난 11일 광주독립영화관(GIFT)이 문을 열었다.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외에 영화관을 상상하기 힘든 세상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광주극장과 더불어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건 그렇고. 광주독립영화관 개관에 깊숙이 관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S형으로부터 전화 한통. '어디냐? 보자. 잠깐이면 된다.' '아 또 뭘 주려고 그러나' 하고 나섰다. S형은 지난 겨울 내가 액자사진 선물할 때 찍은 사진을 인화해왔다. S형은 인화한 사진과 함께 누런 봉투와 리플렛 하나를 내밀었다.광주독립영화관 개관 기념 리플렛과 관람권 티켓 2장. 리플렛은 광주극장에서 '소공녀'를 볼 때 챙겨온 게 있어서 이미 본 것이고. 티켓은 득템. 역시 좋은 형이군 했으나. 이것은 미끼. 이어서.. diary 2018.04.16
하드디스크 2주일쯤 되었나. 영화 한편 보려고 노트북을 열고 외장하드를 연결했더니 '액세스할 수 없습니다' 메시지가 눈앞에 딱. 허걱. 바로 도스창 열고 chkdsk 명령어로 하드디스크 체크하고 재부팅했으나 안됨. 작년에 구입한 하드디스크 도킹스테이션에 500G 1개, 2T 1개를 꽂아놓고 사용중이었다. 500G 하드디스크는 파티션을 나눠서 한쪽에 영화 파일, 다른 쪽에 사진파일 저장. 2T 하드디스크에는 십몇년 동안 수집해온 음원들이 가득. 남은 인생 날마다 음악만 듣고 살아도 다 못들을 음원들. 그것도 무손실 파일로만 꽉꽉 채워두었던. 다행히 2T 하드는 정상작동했다. 500G 하드가 문제인데 처음에는 파티션 하나만 인식이 안되더니, 며칠 후엔 다른 파티션 마저 액세스 불가. 네이버에 구글에 온갖 검색엔진 동원.. diary 2018.04.10
홈파티 4월 7일. 직원 초대로 참석한 홈파티. 나는 나베가 먹고 싶다고 했고, 메인으로 딱 올랐다. 흠 맛있다고 해줬지만, 사실 내가 만든 게 더 맛있다. 그래도 다른 음식들이 맛있어서 봐줬다. 집주인은 자기가 요리해서 남들 먹이는 거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자주 오라고 했다. 그러시다면 우리야 쌩유. 경로우대(!) 해준다고 회비도 면제라는데, 아직까지는 우대 받을 정도는 아니니까 공평하게 회비 냈다. 갈 때는 직원 1이 집앞으로 태우러 오고, 집에 올 때는 직원 2가 태워다 주고. 여러모로 만족했다. diary 2018.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