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
diary

여름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

습하고 덥다. 한낮의 햇볕은 살갗을 녹일 듯 내리쬔다. 여름은 힘든 계절이다. 에어컨 덕분에 여름을 견디는 것도 맞지만, 여름을 싫어만 할 수 없는 까닭은 구름 때문이다.

특히 태풍이 지나간 뒤 남은 구름의 풍경은 넋 놓고 바라보기에 충분하다. 이런 구름은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고, 여름에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아, 그리고 여름은 자전거 타기에 겨울보다는 나은 계절이다. 겨울에는 보온과 방풍을 위해 옷을 껴입고 온몸에 빈틈없이 장구류를 갖추느라 몸이 둔해진다. 하지만 여름에는 무엇보다 몸이 가볍다. 반바지를 입어서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자외선에 그을리긴 해도 페달링에 전혀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단 5분의 페달링에도 온몸은 불타는 듯 뜨겁고, 땀은 비오 듯 떨어지지만 여름 라이딩은 생각보다 지옥은 아니다. 물론 자전거를 멈추는 순간 지옥불을 맛보게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