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난민

    '난민' 출신 홍세화가 법무부 장관에 보내는 편지 요즘 읽은 글 중 최고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잘못 생각해온 것을 어려운 말 없이 깨우쳐준다. 특히 난민 심사 업무를 법무부에서 외교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으나 단박에 설득된다.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것은 '내 생각'이 된다. 좋은 글은 통념과 편견이 깨지는 즐거움을 준다.

    '의심'의 철학자들

    이진우 저. 독서중 잡다한 메모.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 그리운 이를 만난 양 반가운 이름들. 인류 문명 곳곳에 어마어마한 흔적을 남겼고, 앞으로도 그러할 위대한 사상가들. 이들의 사상과 철학, 주장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느냐와는 별개로, 두고두고 학습하고 토론할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현실을 '해석'하기만 한 철학의 시대를 끝내고, '변혁'을 철학의 가치로 내세운 사상가들.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권의 책은 평생의 필독서라 할만 하다. 평생에 걸쳐 읽고 또 읽어도 무진장 어렵겠지만.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단결로 사회의 혁명을 외쳤고,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정신을 혁명하고자 했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언..

    화학적 거세

    '화학적 거세', 아무것도 거세하지 못한다 [24호] 2010년 09월 03일 (금) 19:02:15김현영/여성학자 아동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이 제정돼 오는 2011년 7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일명 '화학적 거세법'이라고 부르는 이 법은, 2008년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발의했지만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한 김수철 사건(1)이 계기가 되어 상임위에 올린 지 하루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막는 약물을 투여해 성욕을 감퇴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진 '화학적 거세' 방안은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인권침해 소지가 높으며, 심리치료 등 다른 방안도 검토해야 하..

    목수정의 새 책

    목수정의 새 책이 나왔다. 진보운동 한다는 일부 사람들에게조차 '싸가지 없는 여자'로 '찍힌' 목수정이 나는 좋다. 일반인들에게는 '정명훈 사건'으로 '무례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도 했고. 싸워야 할 때 싸우고, 소리쳐야 할 때 소리치고, 떠나야 할 때 떠나고, 무엇보다 '삶을 즐길 줄 모르면 좌파가 아니고, 하면서 신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다'라는 신념은 그녀의 '싸가지 없음'을 더욱 빛나게 한다. 민주노동당 시절 목수정이 문화정책 담당 연구원을 할 때, 언젠가 진보정당이 집권을 하게 되면 그녀가 문화부 장관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 사랑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목수정을 교육부 장관으로! 하기도 했다만. 어쨌거나 그녀에게 관..

    이분법

    한일합방늑약 100년을 맞아, 2006년에 기록해둔 노트에서 옮겨 놓음. 고미숙의 책 을 읽으면서, 부분적으로 발췌해둔 것임. 거창한 기호일수록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속이 텅빈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사람의 최고권력자가 자신이 능동적으로 수행한 어떤 치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적에 의해서만 규정된다는 사실 자체가 일단 심각한 결락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인 힘의 배치를 읽으려 하지 않고 오직 일본에 의해 희생당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건의 의미를 규정하려는 데 있다. 조선의 지배층은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적대적 긴장을 활용하기보다 러시아에 완전 밀착함으로써 개혁의 기회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일본을 자극하는 결과만 낳고만 셈이다. 민비는 이런 맥락에서 시해되었다. 민비가 명성황후라는 새로운 기호로 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