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난민' 출신 홍세화가 법무부 장관에 보내는 편지 요즘 읽은 글 중 최고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 잘못 생각해온 것을 어려운 말 없이 깨우쳐준다. 특히 난민 심사 업무를 법무부에서 외교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번도 생각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으나 단박에 설득된다.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것은 '내 생각'이 된다. 좋은 글은 통념과 편견이 깨지는 즐거움을 준다. study 2019.04.22
'의심'의 철학자들 이진우 저. 독서중 잡다한 메모.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 그리운 이를 만난 양 반가운 이름들. 인류 문명 곳곳에 어마어마한 흔적을 남겼고, 앞으로도 그러할 위대한 사상가들. 이들의 사상과 철학, 주장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느냐와는 별개로, 두고두고 학습하고 토론할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현실을 '해석'하기만 한 철학의 시대를 끝내고, '변혁'을 철학의 가치로 내세운 사상가들.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권의 책은 평생의 필독서라 할만 하다. 평생에 걸쳐 읽고 또 읽어도 무진장 어렵겠지만.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트의 단결로 사회의 혁명을 외쳤고,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정신을 혁명하고자 했다.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언.. study 2017.12.05
화학적 거세 '화학적 거세', 아무것도 거세하지 못한다 [24호] 2010년 09월 03일 (금) 19:02:15김현영/여성학자 아동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이 제정돼 오는 2011년 7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일명 '화학적 거세법'이라고 부르는 이 법은, 2008년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발의했지만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한 김수철 사건(1)이 계기가 되어 상임위에 올린 지 하루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막는 약물을 투여해 성욕을 감퇴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진 '화학적 거세' 방안은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인권침해 소지가 높으며, 심리치료 등 다른 방안도 검토해야 하.. study 2010.10.04
목수정의 새 책 목수정의 새 책이 나왔다. 진보운동 한다는 일부 사람들에게조차 '싸가지 없는 여자'로 '찍힌' 목수정이 나는 좋다. 일반인들에게는 '정명훈 사건'으로 '무례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도 했고. 싸워야 할 때 싸우고, 소리쳐야 할 때 소리치고, 떠나야 할 때 떠나고, 무엇보다 '삶을 즐길 줄 모르면 좌파가 아니고, 하면서 신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다'라는 신념은 그녀의 '싸가지 없음'을 더욱 빛나게 한다. 민주노동당 시절 목수정이 문화정책 담당 연구원을 할 때, 언젠가 진보정당이 집권을 하게 되면 그녀가 문화부 장관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 사랑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목수정을 교육부 장관으로! 하기도 했다만. 어쨌거나 그녀에게 관.. study 2010.10.04
이분법 한일합방늑약 100년을 맞아, 2006년에 기록해둔 노트에서 옮겨 놓음. 고미숙의 책 을 읽으면서, 부분적으로 발췌해둔 것임. 거창한 기호일수록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속이 텅빈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사람의 최고권력자가 자신이 능동적으로 수행한 어떤 치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적에 의해서만 규정된다는 사실 자체가 일단 심각한 결락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인 힘의 배치를 읽으려 하지 않고 오직 일본에 의해 희생당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건의 의미를 규정하려는 데 있다. 조선의 지배층은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적대적 긴장을 활용하기보다 러시아에 완전 밀착함으로써 개혁의 기회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일본을 자극하는 결과만 낳고만 셈이다. 민비는 이런 맥락에서 시해되었다. 민비가 명성황후라는 새로운 기호로 부각.. study 2010.08.30
자유주의 "개인은 그 자신에 대해, 즉 그 자신의 육체와 정신에 대해 주권을 가지고 있다" - 존 스튜어트 밀 - 밀의 자유주의에 따르게 되면, 법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만 정당하다. 이걸 '해악의 원리'(the harm principle) 또는 '타해 금지의 원리'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자살이나 성매매를 금지하는 법률 같은 거. 중독성 약물을 금지하는 법률도 그렇고.(마약 먹고 뿅 간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있지만. 자동차로 사람을 치어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죽일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에 자동차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자동차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하는 법률도 개인의 '주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므로 정당성이 없는 게 된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 study 2010.06.21
누군가는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 있어야 한다" 내가 한명숙, 유시민이 아니라 노회찬,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와 심이 우리에게 '누군가'가 되어줄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선거는 확실한 편가르기다. 주저없이 노동자를 말하고, 당당하게 노동자의 편에 서 있는 후보가 누구냐. 이런 게 중요하다. 되냐 안되냐 하는 당선 가능성이나, 닥치고 반MB 따위보다는 확실한 '누군가'를 가려내는 것이 우리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원문보기 >>>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7932 삼성전자와 IBM & 죽음과 침묵 고 박지연씨를 생각하며…"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며칠 전 가까운 친구가.. study 2010.05.13
知란 무엇인가? 2007년 6월 16일 공자 왈, "仁이란 愛人이다" 그리고 "知란 知人이다" 물론 공자는 질문하는 자와 그 상황에 따라서 인과 지에 대해서 다른 답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공통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그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그래서 무지(無知)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을 뜻하게 된다. 경쟁이 삶의 원리가 되고, 사회운영의 논리가 된다는 것은 결국, 무지한 개인과 무지한 사회를 양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원리와 논리를 아는 것이 '지식'으로 대접받는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배척당하는 것, 이것을 사회는 '효율'이라고 부른다. 무지가 知로, 진실한 知가 어리석음으로 둔갑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이다. 그런 점에서 '어리석음.. study 2010.04.07
'텅빈 충만' 지난 2006년 봄날,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회에서 법정 스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진정한 행복은 이 다음에 이뤄야 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좋은 가구, 권력 등 이런 욕망들은 막상 갖게 되면 한동안 행복할진 모르지만 머지않아 시들해집니다. 이들은 덧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자신의 책을 출판하지 말라는 말씀을 남기셨다는 기사를 보고, 빠르게 책장을 훑었다. 나에게도 법정 스님 책이 한권 쯤 있을텐데 하며. 다행이다. 한권 있긴 하다. 1989년에 샘터에서 출판한 '텅빈 충만'. 20년이 넘는 세월 탓에 오래된 종이 특유의 냄새가 풀풀 난다. 군대 시절 나는 매주 종교행사 때마다 불교를 골랐다. 교회에서 주는 초코파이보다는 절에서 주는 떡을 더 좋.. study 2010.03.12
정치성향 한겨레21이 재미있는 기획을 내놨다. 한국의 정치인, 지식인, 유명인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그들을 정치성향 좌표에 표시해본 것. 좌파냐 우파냐, 진보냐 보수냐 하는 건 일단 개념 정의에서부터 논란이 붙기 때문에 꽤나 골치 아픈 문제다. 그래도 남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서 줄세우는 건 제법 재미있다. (이런 재미 때문에 일제고사를 강요하는 것일지도. ㅋ) 여하간 자초지종은 여기에서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란다. 묵묵히 긴 글 읽을 용자는 별로 없을 듯 하지만. 참고 읽어 두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유명인사들이 응한 것과 똑같은 설문문항도 올려둬서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자신의 정치성향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보시라. 물론 절대적인 결과는 아니고. 이거 보면서 든 생각은. 고등학교 정치 수업시간에.. study 2010.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