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28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드림러버님이 궁금해 하시길래 알려드립니다. 저는 단 한명의 독자 의견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ㅋ 지금 오른쪽에 보이는 저 사진을 찍은 사람은 미국의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이다. 이 자의 작품들을 구글링해서 감상하다가 저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블로그 대문사진으로 올렸다. 이 작품 속 모델은 '리사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가진 당시 유명한 여성 보디빌더이다. 남성적인 근육질에, 여성의 가슴, 신부를 상징하는 하얀 면사포, 그리고 누드. '중요한 건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너의 욕망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난 이 사진 보자마자 그런 느낌이 들더라.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사후에 '포르노 사진가', '변태 사진가' 같은 오명을 쓰기도 하였다. 물론 그의 전복적인 작품들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의 소행이긴 하..

study 2009.12.24

거대한 두통

요즘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홍기빈 옮김)을 읽고 있다. 통 수험서만 보다가 간만에 책 다운(?) 책을 읽자니 머리통이 아프려고 한다. 임용시험이 끝나고 약 15만원 어치의 책을 주문했는데, 일빠로 집어든 책이 '거대한 전환'이다. 가장 궁금했던 책이라 별 갈등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과 경제학 책이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책값도 ㅎㄷㄷ하다.) 시험공부하느라 머리털 쥐어뜯으며 봤던 경제학원론처럼 눈알 돌아가게 만드는 그래프와 수식이 판 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만한 책은 역시 아니다. '거대한 전환'을 읽다가 거대한 두통을 앓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중세시대부터 19세기 전후까지 역사적 사실들을 종횡무진하는 바람에, 이게 경제학 책인지 문화사 내지 ..

study 2009.11.26

예수와 평화적 상상력

우리는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송사(訟事)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마태복음 5장 39-40절) 라는 예수의 권고에서 '평화적 상상력'의 예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권고는 하층민 사이에서 일어난 분쟁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예수는 여기에서 단지 불의를 받아들이는 수동적 행위나 인내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행위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연대의식으로 부르는 데 있다. 원수를 사랑하고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말라는 예수의 권고에서 중요한 점은 주어진 조건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을 창출해냄으로써 폭력적인 조건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폭력에 대항할 수 있..

study 2009.10.22

누워서 똥 싸는 사람은 없다

1600년 경까지 유럽에서 여성의 해산 자세는 이른바 '미개사회'의 자세와 흡사했는데, 서 있는 자세, 앉은 자세, 무릎을 꿇는 자세 등이었다. 예를 들면 르네상스기 이탈리아(16세기)의 가구전시장에서는, 가운데 아기를 낳는 구멍이 뚫린 '분만의자'를 볼 수 있었다. 에도시대, 더구나 메이지유신 이후에도 일본의 전통적인 분만자세는 좌산이 많았으며, 그 중에는 남편이 뒤에서 안아주고 도와주는 지방도 있었다. 유럽 근세의 '출산혁명'에 의해서 출산은 질병의 일종으로 치부되어 분만자세는 '자리에 눕는 것'이 일반화되고, 17세기 이후의 근대 서구 의학에서는 '앙아위'(바로 눕는 자세)가 표준이 되었다. 좌산을 돕는 사람은 여성 산파였는데, 경험적으로 피임이나 약초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 존경받고 있..

study 2009.10.06

'민주화'의 실체

나 를 본 사람들이라면 최규석의 만화가 파고드는 현실의 깊이에 가슴 서늘한 적이 있지 않을까. 나는 그의 만화를 보면 도대체 얼마나 깊은 성찰과 고민과 학습을 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의 만화를 볼 때면 늘 가슴이 서늘하다. 그는 어쩌자고 이렇게 정직하게 날 것 그대로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단 말인가! 얼마전 새 만화책 가 나왔다. 일단 알라딘 보관함으로. 한겨레21은 시급 4천원짜리 워킹푸어의 노동과 생활을 기자가 직접 체험한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7,80년대에나 나올법한 '슬픈 노동'의 현장 르포가 2009년 시사주간지에 실려 있다. 아래는 최근 한겨레21에 실린 만화가 최규석의 일러스트레이션들이다. 이것이 바로 6월항쟁은 떠들썩하게 기념하면서도, 같은 해 여름에 벌어졌던 노동자 대투쟁은 철..

study 2009.09.24

읽을 책 2

작가 조정래. , , 한국 근현대사 공부는 32권의 소설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게 나의 믿음이다. 은 대학시절 띄엄띄엄 읽었고, 은 좀 사연이 있다. 감옥에 있을 때 이 읽고 싶어서, 같은 방에 있던 아저씨들을 꼬드겼다. 내가 있던 방은 '경제방'이라고 경제사범들이 수감된 방이었다. 돈 좀 만져본 사람들이다. 먹을 것도 넘쳐나서, 큰 바구니에 과자며, 달걀이며, 과일이며, 빵이며 하는 것들을 모아서 소년수 방에 넣어주기도 하였으니까. 뭐 돈 걱정은 안 하는 방이었다. 아저씨들을 살살 구슬려서 한명씩 돌아가며 1권씩 구입하게 하고 돌려 읽었다. 10권까지 다 읽고 11권을 구입하게 해야 할 차례였다. 그런데 항소심 때문에 나는 안양교도소로 이송되었고, 11권과 12권을 읽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나는 ..

study 2009.09.23

읽을 책 1

임용시험이 끝나면 칼 폴라니의 을 탐독해볼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홍박사가 새로 번역해서 펴냈다고 하여 살짝 관심을 가졌는데, 얼마전 홍박사가 나오는 대담 동영상을 보고 필독서 목록에 올리게 되었다. 일단 알라딘 보관함에 넣어 놓고, 임용시험 끝나면 질러야겠다. 시장자본주의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 극단에는 하이에크 선생이, 왼쪽 극단에는 마르크스의 진영이 맞섰다. 여기에 시장 자체에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진 이가 칼 폴라니다. 그런데 극단의 진영 싸움에서 중간자나 제3의 입장은 딱히 설 곳이 없다는 게 역사의 진리. 칼 폴라니는 우리에게 매우 낯설다. 여하간 홍박사가 쌩고생해서 번역해 내놨으니, 정성껏 읽어주는 것이 독자의 도리. 쫌만 기둘리시라. 표지 그림이 참 마음에 들어서 검색해보았다. 윌리엄 블레이..

study 2009.09.23

권태를 날려주는 초현실주의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작품. 제목이 'ESPANIA'인데, 아마도 스페인 내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고 멋대로 추정해본다. ㅎ 그나저나 나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그 까닭은 평온한 합리성의 권태로움을 날려주기 때문이다. 살바도르 달리는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가히 신기(神技)에 가깝다. 사진으로도 초현실주의적 표현이 가능하긴 할텐데, 연구 좀 해볼까... ㅋ

study 2009.05.29

독특한 댓글

간만에 딴지일보를 일별하던 중 독특한 댓글이 있어 퍼 왔다. 흠좀무.... 진짜 '에너지위기'는 없다. 다만 조작된 공황만이 있을 뿐. red bone | 2008-06-24 오후 5:49:15 1,031회 조회 | 35점 석유 고갈의 위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인류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부의 재분배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먼저 재밌는 얘기 한 꼭지... 예전 우리가 써 오던 냉장고 용매 중에 프레온 이란 게 있었지요. CFC라고도 하는데 거의 모든 가정용 냉장고는 물론 대부분의 스프레이에 이 물질을 용매로 사용했었지요. 그런데 80년대의 어느날 이 가스가 오존층으로 올라가 오존과 결합,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NASA에 의해 알려지지요. 그래서 UN이 앞장서서 전세계적으로 반강제협약을 맺..

study 200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