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에어팟

    에어팟을 샀다. 지구상 유일한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라고 주장하고 살았는데 에어팟은 가격 탓에 구입을 망설이긴 했다. 집에서 청소나 요리할 때 음악을 틀어놓는데, 진공청소기 모터소리, 물소리, 칼질소리 등 온갖 소음 때문에 음악은 감상이 아니라 그냥 틀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공동주택에서 무작정 볼륨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어팟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집안일 할 때 무선의 자유로움을 누리면서,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좀더 음악소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 이걸로 통화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고. 애플 제품은 애플 제품끼리 사용해야 한다는 믿음도 한몫을 하고. 하루 사용해봤는데 가격만 빼면 무조건 사야 할 이유밖에 없다. 에어팟을 사용하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후기도 보긴 했지만, 나에겐 그..

    여름을 싫어할 수 없는 이유

    습하고 덥다. 한낮의 햇볕은 살갗을 녹일 듯 내리쬔다. 여름은 힘든 계절이다. 에어컨 덕분에 여름을 견디는 것도 맞지만, 여름을 싫어만 할 수 없는 까닭은 구름 때문이다.특히 태풍이 지나간 뒤 남은 구름의 풍경은 넋 놓고 바라보기에 충분하다. 이런 구름은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고, 여름에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아, 그리고 여름은 자전거 타기에 겨울보다는 나은 계절이다. 겨울에는 보온과 방풍을 위해 옷을 껴입고 온몸에 빈틈없이 장구류를 갖추느라 몸이 둔해진다. 하지만 여름에는 무엇보다 몸이 가볍다. 반바지를 입어서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자외선에 그을리긴 해도 페달링에 전혀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단 5분의 페달링에도 온몸은 불타는 듯 뜨겁고, 땀은 비오 듯 떨어지지만 여름 라이딩은 생각보다 지옥은 아..

    광주독립영화관 GIFT 개관

    지난 11일 광주독립영화관(GIFT)이 문을 열었다.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외에 영화관을 상상하기 힘든 세상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광주극장과 더불어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건 그렇고. 광주독립영화관 개관에 깊숙이 관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S형으로부터 전화 한통. '어디냐? 보자. 잠깐이면 된다.' '아 또 뭘 주려고 그러나' 하고 나섰다. S형은 지난 겨울 내가 액자사진 선물할 때 찍은 사진을 인화해왔다. S형은 인화한 사진과 함께 누런 봉투와 리플렛 하나를 내밀었다.광주독립영화관 개관 기념 리플렛과 관람권 티켓 2장. 리플렛은 광주극장에서 '소공녀'를 볼 때 챙겨온 게 있어서 이미 본 것이고. 티켓은 득템. 역시 좋은 형이군 했으나. 이것은 미끼. 이어서..

    하드디스크

    2주일쯤 되었나. 영화 한편 보려고 노트북을 열고 외장하드를 연결했더니 '액세스할 수 없습니다' 메시지가 눈앞에 딱. 허걱. 바로 도스창 열고 chkdsk 명령어로 하드디스크 체크하고 재부팅했으나 안됨. 작년에 구입한 하드디스크 도킹스테이션에 500G 1개, 2T 1개를 꽂아놓고 사용중이었다. 500G 하드디스크는 파티션을 나눠서 한쪽에 영화 파일, 다른 쪽에 사진파일 저장. 2T 하드디스크에는 십몇년 동안 수집해온 음원들이 가득. 남은 인생 날마다 음악만 듣고 살아도 다 못들을 음원들. 그것도 무손실 파일로만 꽉꽉 채워두었던. 다행히 2T 하드는 정상작동했다. 500G 하드가 문제인데 처음에는 파티션 하나만 인식이 안되더니, 며칠 후엔 다른 파티션 마저 액세스 불가. 네이버에 구글에 온갖 검색엔진 동원..

    홈파티

    4월 7일. 직원 초대로 참석한 홈파티. 나는 나베가 먹고 싶다고 했고, 메인으로 딱 올랐다. 흠 맛있다고 해줬지만, 사실 내가 만든 게 더 맛있다. 그래도 다른 음식들이 맛있어서 봐줬다. 집주인은 자기가 요리해서 남들 먹이는 거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자주 오라고 했다. 그러시다면 우리야 쌩유. 경로우대(!) 해준다고 회비도 면제라는데, 아직까지는 우대 받을 정도는 아니니까 공평하게 회비 냈다. 갈 때는 직원 1이 집앞으로 태우러 오고, 집에 올 때는 직원 2가 태워다 주고. 여러모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