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ycle

하나의 잃음 두개의 얻음

광주광역시 공보관실이 발행하는 <시정 e-뉴스레터>에 게재되었습니다.


'네 바퀴에서 내려 두 바퀴에 몸을 실으니 삶이 달라집니다'

추억 속에만 머물던 자전거를 현실로 끄집어내는 사람들,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유가와 도로정체를 피해가기 위한 우회적 선택이나 건강을 위한 대안적 선택에서 출발하지만 페달을 밟다보면 자전거는 어느새 삶의 철학으로 가슴에 자리잡는다고 말한다.

그들의 자전거예찬론을 들어봤다.

● 조원종(31·전남대 대학원 3년) - 하나의 잃음 두 개의 얻음

조원종씨가 자전거와의 동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지난 2006년 9월.

재미를 동력삼아 굴러가던 두 바뀌는 이후 가장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 다가와 지금은 조씨의 삶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철학적 코드로 자리잡았다.  

"학생신분이어서 교통비를 아껴볼까 하는 마음으로 처음 자전거를 접하기 시작했다"는 조원종씨. 하지만 이후 그의 삶은 하나의 '잃음'과 두 개의 '얻음'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그가 잃은 하나는 '속도'였다. "운전을 하면서 내가 추구했던 건 편안함과 속도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작 내가 '속도'에게 지배당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하든 원치 않든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건 이미 속도 속에 스스로가 갇히는 걸 의미한다고 말하는 조원종씨.

두 개의 얻음은 '느림'과 '건강'이다. 속도를 잃음으로써 비로소 얻게된 '느림'. 조씨는 "속도에 쫓기는 삶에서 벗어나니 그제야 계절이, 들꽃이 보였다"며 느림이 일깨워준 가치들을 소개했다. 도심 길거리 낮은 곳에 피어나는 민들레 그리고 가로수 그늘이 선사해주는 시원함은 자전거가 아니었으면 언제나처럼 지나치는 가치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전거를 타면 굳이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어느새 쌓여 기쁨으로 돌아오는 마일리지처럼 건강해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얻음을 설명하는 조씨는 자전거예찬론에 이어 사회적 당부를 덧붙였다.

"자전거 타기를 쉽게 권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갖춰졌으면 한다. 지금보다 확충된 자전거도로는 물론 레저가 아닌 교통수단으로써의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