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시내에서 통닭을 안주 삼아 생맥주를 마시다가,
문득 고독한 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1시쯤 시내에서 너릿재로 출발.
광주천 자전거도로에는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은데, 소태동에서부터 자전거전용도로로 접어드니 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 고즈넉한 밤의 정취가 참 좋다.
매연도 없고, 소음도 없고, 사람도 없고.
자전거 바퀴가 아스팔트 위를 구르면서 웅웅 하는 소리를 낸다.
너릿재 옛길 초입에 들어서자 불빛 하나 없다. 오직 자전거의 라이트 불빛으로 앞을 밝히며 오른다.
거친 내 숨소리를 이토록 명료하게 들어본 적이 없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헉헉 대는 나의 숨소리를 내가 듣는다. 내 숨소리를 듣는 데 이토록 집중해본 적이 없다.
고독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일까.
너릿재 정상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이 많다.
초롱초롱 빛나 보이지는 않지만, 그게 대수랴.
캄캄한 산 속에서 나홀로 별을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다시 헬맷을 쓰고, 라이트를 켜고 너릿재를 내려간다.
아! 무섭다. 라이트에 비친 나무가지가 왜 이렇게 사람의 형상으로 보이는 걸까.
오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