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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잡한 세상의 개새끼들

서울에 있는 한 공고가 폐교 당할 위기에 처했다.
어른들의 더러운 욕심이 결국 아이들을 내쫓으려 한다.

공고의 뒷쪽에는 5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여기에 당연히 있어야 할 초등학교가 없다. 학교부지 대신 아파트를 더 지은 것이다. 1700세대씩 세 단지로 나눠 지었다. 덕분에 학교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돈 욕심에 법망을 교묘히 피했다.
아이들은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녀야 했다. 금쪽 같은 자식들의 통학 안전과 고생을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자식 아끼는 부모 마음이야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아파트에 사는 어른들은 공고를 내쫓고 그 땅에 초등학교를 지어야 한다고 생떼를 썼다. 자기 자식들만 금쪽 같은 걸까. 공고 다니는 아이들도 누군가의 금쪽 같은 자식들이 아닌던가.
자기들 돈 욕심 채우려고 편법적으로 초등학교를 포기해놓고, 이제 와서 멀쩡한 공고를 내쫓는 꼴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결국 공고를 이전하기로 했다. 이 때 '축 ****공고 이전'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아이들은 그 현수막을 보며 학교를 다녔다. 더러운 욕심에 눈 먼 어른들은 이토록 무식해진다.
그런데 이전하기로 한 지역의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공고는 안된다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들어와야 한단다. 오갈 데 없어진 공고. 교육청은 학교폐지를 행정예고 했다.

정말 개새끼들이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아이들이 받을 상처는 아랑곳 하지 않는 어른들. 개새끼가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별 탈 없이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세상을 이 꼬라지로 만들어놓고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라주기를 기대해도 괜찮은 걸까.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와 분노.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아이들, 일찌감치 현실의 추악함을 직시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추악한 현실에 당하거나 적응하기보다는, 분노할 줄 아는 교양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울 줄 아는 투지를 배우고, 타인과 연대할 수 있는 윤리를 체화하는 기회가 되기를 빈다.
비겁한 어른이 그나마 바랄 수 있는 게 이 뿐이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