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컬트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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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컬트스러운

그럴듯 한 대사도 없고, 경악할 만한 영상도 없으며, 그렇다고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우들의 열연이 눈부신 것도 아니며, 요란한 볼거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의미심장하고 무거운 메시지를 폼 나게 제출하지도 않는 영화이지만, 최소한 낄낄댈 수는 있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라는 이름의 한 밴드가 핀란드 툰드라 지방의 시골 헛간에서 오디션을 본다. 별 볼 일 없는 그들의 연주. 음반제작자는 '이런 쓰레기 음악은 미국에서나 통할 것'이라며 미국행을 권유한다.
미국에 도착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는 또 오디션에 응하지만, 역시 퇴짜를 당하고 멕시코의 결혼식장 연주를 의뢰받는다.이 영화는 멕시코까지 이르는 그들의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매니저는 술집에서 연주를 하고 받는 돈을 혼자 챙긴다. 레스토랑에서 혼자 스테이크를 썰고, 배고프니 밥을 달라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말에 수퍼마켓에서 양파를 사다가 건네준다. 악덕한 매니저와 순박한 밴드. 사실 매니저의 악덕도 수준급은 아니다. 밴드에게는 양파를 사다주고, 자기는 몰래 숨어서 빵을 먹는 나름대로 순박한 수준이니까.
매니저의 잔수에 늘 당하기만 하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그러나 부조리와 모순이 지속되면 변증법적으로 혁명을 생성한다. 최소한 폭동이라도 일어난다. 드디어 순박하고 순박한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는 매니저를 포승하여 차에 감금해버린다. 하지만 혁명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혁명을 유지하는 것. 매니저는 얼마 안가서 원위치한다.

엄청나게 컬트스러운 그들의 머리모양새와 구두.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