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좋은 주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좋은 이야기들만으로 구성된 주례사는 참 지루하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그런 주례사말이다.
좋은 주례사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김훈의 '물적 토대를 구축하라'는 주문은 좋은 주례사에 속한다.

김규항의 주례사도 꽤 '근사'하다.

신랑은 육아가 엄마의 일이 아니라 부모의 일이라는 것에 동의합니까?
신부는 남편과 아이를 보조하는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살 것을 약속합니까?

신랑 신부는 이 결혼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낫게 할 것을 약속합니까?
신랑 신부는 이 결혼으로 태어날 아이가 우리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낫게 할 것을 약속합니까?

양 부모님은 두 사람이 동의하고 서약한 것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약속합니까?
하객들은 두 사람이 동의하고 서약한 것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약속합니까?

주례는 두 사람의 결혼을 기쁘게 알립니다.


이런 주례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실 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