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눈보다는 귀가 즐거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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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눈보다는 귀가 즐거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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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는 수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좋은 영화이고, 다시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 난 벌써 두번 봤다.
특별한 영화적 기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시나리오가 신선한 것도 아니고, 배우의 연기가 탁월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물량공세는커녕 저예산 인디영화로 분류되는 <원스>가 조용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그건 바로 음악 때문이라고.
맞다. 음악 참 좋다.

남녀 주인공의 이름도 알려주지 않는 불친절한 영화지만, 영화를 보는 데 그들의 이름을 알 필요는 전혀 없다.
'그'와 '그녀' 사이의 애틋한 호감을 느끼고, 음악에 귀를 맡기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원스>는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남녀의 이야기에 가까워 보인다.

'그'는 연인을 두고 런던을 떠났다. '그'는 런던의 그녀를 그리워 한다.
체코에서 임신한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아일랜드로 함께 떠나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와 '그녀'는 각자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했고, 여전히 그리워 한다.
거리에서 만난 '그'와 '그녀'는 호감을 느끼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음악을 하기 위해 런던에 다시 가기로 결심한 '그'는 '그녀'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하지만 이뤄지지 않는다.
체코에서 남자가 '그녀'에게 돌아오기로 했다.
'그'는 런던의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간다.
호감의 증표로 '그'는 '그녀'에게 피아노를 선물하고 떠난다.

그 마음이 사랑인지, 우정인지, 아니면 사랑하지만 우정으로 남기로 한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마음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와 '그녀'에게 애틋함을 간직하게 해주었다면 좋은 것이 아닐까. 게다가 각자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따뜻한 결말이다.

point 1
녹음실 대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와 '그녀'는 소액대출매니저를 찾아가서 '그'의 노래를 들려준다.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매니저는 기타를 들고 나타나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그에게도 음악을 꿈꿨던 시절이 있었다? 대출이 성사된 것은 당연! 흐뭇한 행운이다.

point 2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체코어로 '그를 사랑해?'가 뭐야?"

'그녀'가 답한다.

"밀루유 예쉬 호?"

'그'가 '그녀'에게 묻는다.

"밀루유 예쉬 호?"

'그녀'의 대답은,

"밀루유 떼베."

'그'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지만, '그녀'는 묘한 미소만 짓고 알려주지 않는다.
그 말의 뜻은 이렇다. 영화를 아직 안 봤다면 본 후에 확인하는 게 좋다. 아래 부분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보인다.

 

"난 당신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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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 춘기와 저 거리를 거닐던 기억이... 영화 속 장면에 내가 가본 곳이 나오다니!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