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
bicycle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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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 西倉, 광주의 서쪽에 있는 창고다.
서창은 포구마을이었다. 또 극락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곳이다. 이 강줄기들이 남서쪽으로 흘러 영산강으로 합쳐진다.
조선시대, 광주에서 징수된 세곡은 이 곳으로 모인다. 배에 실려 나주로 옮겨진다. 육로교통이 시원찮았던 시대, 강을 끼고 있는 서창은 요충지였다.
하지만 서창의 번창도 오래 가지 못한다. 산업화와 함께 자동차와 도로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었다. 뱃길 따위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날 수밖에. 그런데 옛 뱃길을 되살리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영산강의 뱃길을 복원하여 서창까지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의 공약인 '한반도대운하'의 일부로써 '호남운하', '영산강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운하를 따라서 강변도로까지 건설한다는 계획도 있다.
여러모로 효용이 사라진 뱃길을 다시 만들겠다는 속셈이야 뻔하다.
목표는 '뱃길'이 아니라 '공사'에 있다. 막대한 세금으로 공사 한판 크게 벌여서 한 몫 챙기겠다는 것.
결국 거대 토건업자들과 공직자 몇몇의 추잡한 욕심만 채우게 될 것이 분명하다.
욕심 많은 작자들은 돈과 권력을 좇아 역겨운 미소를 짓는다.

여전히 강은 말 없이 흐르고, 들판은 그 자리에 있다.
내버려두라. 그것이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