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핸드폰 그리고 X5L 수리
diary

새 핸드폰 그리고 X5L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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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바꿨다. 4년만이다.
쓰던 핸드폰에 당장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통화와 메시지 송수신 기능만으로도 충분했다. 신기종으로 바꿀 이유가 없었다. 기계를 바꿔봤자 폐기물 하나 더 내놓는 것 뿐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 바꾸고 말았다.
왜? 공짜라는 말에 혹 해서!
엄밀히 공짜는 아니다. 번호이동을 해서 가입비를 내야하니까. 기계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뿐.
쓰던 구식 핸드폰이 갑자기 고장나면 저장된 전화번호가 모조리 망실될 수도 있다는 지인들의 우려도 한 몫 했다.
(294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정리가 필요하다!)
내심 최신 핸드폰에 대한 소유욕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낡은 핸드폰이 나름 가치가 있긴 했다.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
새 핸드폰으로 mp3 음악도 들을 수 있고, '폰카질'도 할 수 있다. 글꼴도 바꿀 수 있고, 액정도 컬러풀하다. 듣기로는 요즘 핸드폰이 다 그런단다. 나만 몰랐나?

여하간 세상은 자꾸 '최신'을 들이밀면서 소유할 것을 강요한다. 이를 조금이라도 물리치면서 사는 것이 좋다. 나중에 강요를 받아들이더라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이 낫다. 소유의 달콤함은 오래 가지 못하니까. 또 다시 '최신'을 소유하기 위해서 아등바등해야 하니까.
가끔은 낡은 것, 익숙한 것과 함께 사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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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나의 직장 선배가 되실 신수연씨가 이지혜씨를 통해 준 핸드폰 고리다. 소속감을 가지라는 당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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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에 수리를 맡긴 X5L이 돌아왔다. 기계도 오래되면 여기 저기 아픈 곳이 생기는 모양이다.
치료비는 자그마치 66,300원! 작년 말에 배터리를 싹 교체하느라 돈 들어갔는데.
그 돈 합치면 웬만한 mp3플레이어 하나 샀겠다.
그래도 지난 3년간 나의 음악친구가 되어준 것을 돈 따위로 환산할 수는 없을 터.
환영한다.
이제 아프지 말고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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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원 아이오디오 제품의 AS를 맡고 있는 대우일렉서비스(농성동)에 있는 작은 동물원이다. '내방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란다. 토끼 몇 마리와 닭, 이름 모를 동물 몇 마리가 한 우리 안에 있다. 재미있는 풍경이다. 내가 가까이 가자 겁을 먹고 긴장하고 있는 토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