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폭발적 지지와 급격한 추락"

노무현 정부의 실패.
아직 그의 임기는 1년 넘게 남았지만, 남은 임기 동안 '실패'를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내가 지지하지 않은 정부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실패는 분명한 불행이다. 실패의 짐은 고스란히 인민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바 '개혁세력'(일단 그들의 진짜 정체와 능력은 논외로 하고 일반 대중이 그렇게 인식하는)의 실패는 인민의 개혁 희망에 상처를 주고, 보수화로 회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행이다.

"폭발적 지지와 급격한 추락". 최장집 교수의 책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정부의 탄생과 현재의 몰락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그리고 나름 객관을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한 말이다.
최장집 교수에 따르면 이 말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과 국가를 운영하고 개혁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엄청난 괴리를 반영한다.
노무현 정부는 내부의 능력 부족에 대한 대책을 기존의 관료구조에서 찾았다.
결국 기존 국가기구 시스템의 기술관료들에 의존하면서 노무현 정부는 급격히 보수화되었고, 인민들의 개혁 기대와 역행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능력'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기존의 기술관료들에게 의존하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당내외의 인재 풀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영역에 민주적 참여를 폭넓게 보장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인민의 직접 참여, 민간 전문가들의 활동이 민주적으로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미래의 민주노동당 집권 정부가 갖춰야 할 민주적 국정수행능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