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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남자가 싫다

영화 <버스, 정류장>에서 재섭은 소희에게 독백처럼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성인이 된 여자가 싫어. 남자도."

나는 성인이 된 남자가 싫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좁은 길에서 보행자 여럿이 길을 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가 가까이 다가가면 모두 뒤를 돌아본다.
경험상, 이 때 몇 가지 유형의 장면이 펼쳐진다.

#1. 그들이 모두 여성일 경우 : 95% 이상 즉시 길을 터준다.
#2. 그들이 모두 남성일 경우 : 반반이다.
#3.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을 경우 : 여성들은 옆으로 피한다. 남성들은 뒤를 흘깃 쳐다보고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제 갈길 간다. 와우! 남자답다(?). 자전거가 지나갈 수 없음을 인지한 여성이 그 남성을 옆으로 끌어당긴다.
#4. 남녀 커플일 경우 : 반반이다.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듯 옆으로 끌어당기는 경우와 자전거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쳐다만보고 길을 터줄 생각은 전혀 안하는 경우(남자답게?). 후자의 경우에는 마치 나에게 남자답게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보라는 눈치가 강하게 느껴진다. ㅋㅋ
#5. 아이들일 경우 : 아이들은 남녀 구분 없다. 즉시 길을 터준다.

살짝 몸을 옆으로 비켜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
성인이 된 남자들이 싫다.

성인이 되어갈수록 사회적 경험이나 교육의 정도가 높아지는데도,
성인이 된 남자들은 아이들보다 더 소인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