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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 못하는 이야기

백수 : "성수야, 넌 니 딸 돌잔치 때 난 왜 뺐냐?"
성수 : "난 현규한테 연락 다 돌리라고 했는데 연락 안갔어?"
A : "야, 백수한테 전화해가지고 뭐 떡값 나오냐? 그냥 넘어가는거지."
B : "평소에 친구들하고 연락을 해. 나야 뭐 연락받고 간 지 알아? 알아서 찾아갔지."
백수 : "그래... 백수는 찌그러져 살아야지..."
성수 : "그러지 마. 한잔 해라."
B : "무슨 속상한 일 있냐? 왜 표정이 안 좋아?"
백수 : "니네 사는 꼴 보니까 배가 아프다. 배가 아파."
백수 : "야, 너 이번에 얼마 까였다고?"
B : "뭐? 주식?"
A : "야야. 주식 이야기 그만 해. 이야길 하지마."
B :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파."
A : "현규가 돈 좀 번 것 같더라. 너 이번에 얼마 벌었다고 그랬냐?"
현규 : "쪼끔. 쪼끔 벌었어. 그냥."
A : "얘기 좀 해봐, 임마."
현규 : "그냥 운이 좀 좋아서. 집 한채 벌었어."
B : "아니, 나는 집 한 채 날렸는데, 넌 벌었단말야? 내 께 고스란히 그 쪽으로 갔네?"
현규 : "야, 좀 미안한 얘기긴 한데."
B : "야, 도저히 안되겠네. 너 그거 반은 내꺼야. 반 내놔. 알았지?"
C : "그럼. 오늘 현규가 쏘는거야?"
현규 : "그래. 내가 쏘지. 이 정도 충분히 쏘지."
백수 : "야야야. 돈돈돈... 돈 말고 다른 이야기 없냐? 대학 때 우리 안 이랬잖아. 야, 성수 너. 옛날에 데모하고 끌려가고 했잖아. 요즘엔 돈이 좋아?"
성수 : "이제 또 그런 일들은 우리 후배들이 하잖아."
백수 : "후배들한테 그거 맡기고, 너는?"
성수 : "우린 또 열심히 사회에 대해서 봉사해야지."
백수 : "돈 버는 게 봉사하는거냐?"
A : "야. 인생 살아가려면 돈 필요해 임마. 돈 있으니까 돈 먹잖냐. 돼지 돈! 임마. 넌 맨날 혼자 와서 먹고 가면서 말이 많냐. 참"
백수 : "씨바. 백수라고 무시하냐. 아까부터 계속 말만 하면 백수, 백수..."
A : "무시하는 게 아니고 임마. 아휴 애 또 삐졌다."
백수 : "야,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거야. 사는 데는. 다 알잖아. 근데 맨날 돈 얘기, 자식 키우는 얘기..."
B : "물론 돈보다 중요한 게 많지. 근데 그것도 역시 돈 있어야 할 수 있는 거니까, 돈이 난 좋다 이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돈 좋아한다고 뭐라 하지마."

-영화 <방문자> 중에서-

이제는 누가 올바르게 사는 거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