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침전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고, 너무 많은 말을 들어버렸다.
왜 입을 다물고, 귀를 막지 못했을까.
말은 기억된 것이 아니다. 칼로 새겨져 있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점차 잊혀지기도 한다.
새겨져 있는 것들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이미 몸의 한 부분이니까.

모든 달아오른 것들은 이제 식어버리는 일만 남아 있다.
아, 어리석고 어리석은 마음이여!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묵묵히 '나의 길'을 가지 못했다.

슬픔을 획득하는 것.
앓아야 할 과정이다.

이제 무엇이 더 옳은 것이냐 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애시당초 '올바른 삶'을 고민하며 고통스러워 할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삶'이 아니라 '나의 길'이다.
진정 '나의 길'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올바른 삶'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