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페달을 밟으며
bicycle

다시 페달을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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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9월 사고 이후 거의 1년만에 다시 페달을 밟는다. 하루에 잠깐씩 운동삼아 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한다. 처지가 처지인지라 장거리 라이딩은 떠날 수 없지만, 좋다. 그런데 인근에 마음놓고 속도를 낼만한 코스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몸이란 것이 참 대단하다. 거의 1년여만에 타는 거라 몸이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웬걸. 며칠 타고 나니까 몸은 금새 예전의 라이딩 스킬을 모조리 재생해냈다. 물론 아직 근력이 예전만 못하니까 페달링할 때 RPM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낸다든가 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좋다.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이 좋다. 돈 들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곳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거리 만큼 자유롭게 이동시켜주며 내 몸이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증명해주니까.
특히 한여름에 자전거 타기는 변태적인(?) 희열을 주기도 한다. 숨이 턱 바로 아래까지 차오르도록 페달링을 하고, 허벅지가 잔뜩 팽창할 때까지 달리고 나면 온몸은 불덩어리다. 정말 내 몸이 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 미칠 것 같은 열기! 뜨거운데, 토할 것처럼 뜨거운데 더 타오르고 싶어지는 변태적 욕망. ㅎㅎ
 <Special Thanks> 사진을 찍어준 최성욱 형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L렌즈와 50D의 결합은 숨막힐 듯한 화질을 만들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