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개인과 조직

주노동당 심재옥 최고위원이 '육아' 관련 발언이 당내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미FTA 관련 최고위원들이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지역별 책임순회를 하자는 안건에 대하여 최고위원 회의를 하던 중,
심 최고위원이 자신은 '업무를 중단할 수는 있어도 육아는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책임지역을 맡기보다는 보조적으로 배치해달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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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에 대하여 몇몇 당원들이 '최고위원으로서 책무를 방기한다'는 요지의 비판을 했다.
나에게 심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일반 당원이든, 당직자이든, 최고위원이든, 당 대표든 간에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
특히 육아는 여건이 허락될 때까지 미룰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게다가 심 최고위원은 육아 때문에 최고위원 업무를 중단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조건을 당이 조직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임무에 배치해줄 것을 요청한 것 뿐이다.

인의 희생이 조직을 위한 미덕이고 도덕이 되는, 또는 그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문화는 옳지 않다.
특히 그 조직이 진보정당이라면 더더욱.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사회나 조직의 목표 달성을 꾀하는 방식은 이제 진보적이지 않다. 그 목표가 아무리 진보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물론 희생의 숭고함을 폄훼하거나 불가피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아나키스트 엠마 골드만의 일갈.
"내가 춤 출 수 없다면, 그건 내 혁명이 아니다."
바로 이 블로그의 맨 위에 있는 타이틀 communi21.com 아래 적어 놓은 영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