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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워

하루 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해가 진 후 완전히 어두워지기 직전까지 시간대를 꼽을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이 시간대를 '매직 아워'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시간 안팎으로 짧은 시간대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야간촬영을 위한 최적의 시간대로 알려져 있다.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대가 바로 매직 아워다.
이걸 제목으로 달고 나온 일본 영화 <매직 아워>. 겁나게 웃긴다. 요즘 재미있는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대답하기 참 궁색했는데, 요건 추천한다.
캔맥주 하나 까고, 오징어 질겅질겅 씹으면서 키득거리기에 딱인 영화다.
사토 코이치의 연기는 꽤나 능청스럽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츠마부키 사토시도 반갑다. 아야세 하루카도 조연으로 출연하는데,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환자 역할 하느라 비실비실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꽤 이쁘게 나온다. ㅋ <사이보그 그녀>에서는 너무 인형 같았고. 하긴 '사이보그'였으니까.

"태양이 사라진 후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짧은 시간, 그게 '매직 아워'야. 낮과 밤의 경계.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 그 순간에 촬영을 하면 몽환적인 빛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 수 있지. 그래서 우리 영화인들에게 매직 아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야."

매직 아워는 짧다. 준비돼 있지 않으면 금새 놓쳐버린다. 매직 아워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배우의 가르침은 간단하다.

"내일을 기다리면 된다네. 이 세상에 해가 뜨는 한 매직 아워는 반드시 다시 오네."

간만에 영화 보면서 오지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