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나의 글 나의 존재

2년 만에 A형을 만났다. 1년 정도 된 줄 알았는데, 시간 참...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형이 대뜸 물었다.
'이러쿵 저러쿵 하는 글 쓴 적 없냐?'
몇 달 전 일이라 A형의 기억은 가물가물. 여차저차 하여 내용을 추적해보니 작년에 딴지일보에 쓴 글을 두고 한 말이었다. '임고생'이라는 아이디로 쓴 글이다.
나를 특정할 만한 사적 정보는 전혀 없는 글인데, 읽고나니 왠지 내가 쓴 글 같더란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나 어쩐다나. 게다가 문장의 폼새가 딱 내가 쓴 글이었다고.
여하간 놀라운 일이다. 먼저 A형이 딴지일보를 읽는다는 사실이 놀랍다. 역시 세계유일 민족정론지 딴지일보로구나 했다. 그 다음으로 글만 보고도 나의 글임을 알아채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소름 끼친다.
하지만 드디어 나의 스타일을 완성해가고 있구나, 글과 존재를 어느 정도 일치시키며 살고 있구나 하고 내 맘대로 자화자찬 했다. 이건 나의 특기이니까. ㅋ

A형은 나에게 '넌 꼭 성공해라'고 했다.
무엇이 성공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실패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