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2004년 10월 8일

늘 그럴 모양새다.
잘 살고자 하는 마음자세는 별 다를 바가 없으니.
그러나 자세를 따르고자 하는 의지는 늘 쉽지 않은 것임을.
기쁠 때 자세를 평상심으로 이끌 수 있는 의지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은.
마음이 마음 가는대로 사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작 어려운 것은 마음이 마음 가는대로.
그 마음의 정체를 아는 것.
내 움직임이 가는 그 마음의 방향. 그 지향. 그 가치.
그것을 아는 것.
그게 정작 어려운, 궁극적인, 본질적인 그것이다.
술기운에 빌린 맹렬한 용기는 생활에서 일상으로 범하는 비겁함보다 미천하다.
부끄러움의 끝은 멀지 않았다.
다만, 그 끝을 아는 것, 그 끝의 힘듦을 아는 것.
오로지 그것만이 부끄러움을 면하는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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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 자꾸만 옛것을 들춰내는 버릇까지. -2006년 1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