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diary

홍세화

이상엽의 사진


'나이'라는 걸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에고 벌써 나이가 이 만큼'이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늙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종종 몇몇 인물들을 상정해놓고 나름 롤모델을 정해보는 짓을 한다.
나도 저렇게 늙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들 중 으뜸은 홍세화 선생이다. 홍세화 선생의 글과 말과 실천, 그리고 외모와 패션까지. 홍세화 선생은 긴 코트가 참 잘 어울린다. 와 나도 저렇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 홍세화 선생을 보면 사람이 나이 들어서 멋있어지는 것은 좋은 옷이나 재력, 권위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어떤 생각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삶 속에서 행동하는가에 달린 일인 것 같다.
홍세화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건 대학 1학년 때 그의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서다. 그가 오랜 망명생활을 끝내고 귀국을 하고 한겨레에서 일하는 현재까지 그의 책과 칼럼을 찾아 읽는다. 사진가 이상엽의 말마따나 '나이들어 사내가 멋있어지는 전형'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살아온 삶에 대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내게 된다. 홍세화 선생은 그 분위기가 참 근사하다. '미중년'이 단순히 외양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면, 홍세화 선생이야말로 멋진 미중년이다. 말과 글과 삶이 일치하는 중년의 삶, 아름답지 않은가.
딱 한가지 흠이 있다면, 헤어 스타일이 좀... 귀를 살짝 덮는 장발에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다운 곱슬머리, 여기에 적절하게 백발이 섞여 있는. 뭐 그런 헤어 스타일이었다면 완벽할텐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