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을 권함
opinion

일독을 권함

이거나 한번 읽어보심이...


이거 정말 대단한 글이다. 올해 읽은 글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평소 좋아하는 우석훈인데, 이번 글은 정말 대박이다. 어려운 용어 하나 없이, 미사여구로 멋부리지도 않고, 학자스러운 폼도 전혀 잡지 않고. 글 제대로 썼다.
회사에 들어가 승진을 하고 월급이 오르고, 소형차 타다가 중형차를 몰게 되고, 자기 소유의 아파트 평수가 커지고. 이런 식으로 자기 삶의 행복을 발견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건 모르겠고. 그러한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소수가 된 건 분명하다. 다수에게는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불행한 건 그 다수들이 소수가 되기 위해 피똥을 싸고 있다는 거고. 그게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고.
단계를 밟고 올라가는 게 인생이고 행복이냐? 신자유주의가 평생직장을 쌈 싸먹어버린지 오래. 지금 여기서 안 행복한데 나중에 행복하리란 보장이 어디 있냐, 뭐 이런 게 험한 세상 살아가는 지혜가 되지 않을까 싶다만. 늙어갈수록 '오늘도 내가 참는다' 뭐 이런 정신상태로 버티는 게 차라리 더 편하기도 하고.
여하간 삶은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가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 참고 버티면 내일은 행복이 오리라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수도 있고, 아니면 비바람 칠 수도 있고.(태양이 뜬다고 마냥 좋은 것도 아니고, 비바람 친다고 괴로운 것만도 아니다. 잠 자야 할 때 태양이 뜨면 뭐하나.)
 '조금만 참으면 좋은 날 온다'보다는, '오늘 참으면 내일도 참아야 한다' 이런 게 좀더 삶의 진실에 가깝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