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에서 송년모임
diary

황톳길에서 송년모임

가볍게 송년 모임을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오늘로 날이 잡혔다. 이렇게라도 날을 잡지 않으면 쉽지 않은 때가 또 연말이니까. 저녁 식사하면서 간단히 한잔 하고 눈도 내리니까 8시에는 끝내야지 했는데, 자리를 털고 일어서니 10시가 넘었다. 무사귀가를 책임지고 운전해야 해서 막걸리 한잔으로 버텼는데, 우와 술도 안마시면서 10시까지 수다 떨다니. 내가 VIP들만 가려서 모신다고 떠벌리고 간 황톳길. 역시나 이번에도 안쪽 방에는 빈 자리가 없다. 일단 주문하고 이야기 중인데 안쪽 방에 한 팀이 나가는 걸 목격. 용수철처럼 튀어나가 직원에게 자리 옮기겠다고 말하고 아직 치우지도 않은 테이블 옆에 서서 찜 했다.

잠시 후 자리 옮기자고 말하러 갔는데, 주문한 해물파전은 이미 젓가락으로 파헤쳐진 상태. 역시 기다림과 자비는 없다. 그래도 사진 한장 찍고, 안쪽 방으로 이동. 쉼 없는 수다 삼매경. 뜨끈한 방에 앉아 있으니 다들 입이 닫히질 않는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가 편하고 즐거운 걸 보니, 나도 참 적지 않은 나이다.

그나저나 예전에 비해 황톳길은 너무 소란스러워졌다. 소곤소곤한 대화는 곤란해졌고, 시끌벅쩍한 소음에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이게 다 SNS 때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