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밀푀유나베
diary

1인용 밀푀유나베

2018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간 덕분에 올해 임금인상안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1년 미만 노동자의 연차휴가 11일을 보장하는 취지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연차휴가 관리도 복잡해졌다. 작년 말에 2018년 연차휴가관리 엑셀파일을 다 만들어놨는데 뜯어고치는 중이다. 결과만 보면 이게 그냥 뚝딱 나오는 것 같지만, 실무관리자 입장에서는 꽤나 골치 아프다. 법령 해석이라는 게 말 하나 하나 조심스럽다. 그래도 노동자에게 좋은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제대로 집행되는지 관리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이긴 하다만.

노동자에게 이익이 가도록, 그러나 사업주의 경영에 지장이 없도록. 양자의 균형을 잘 맞추고 다른 직종 노동자간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 남녀간 임금 격차도 좀 줄이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 뭐 알아주는 사람 1도 없지만. 최소한 노동자에게 불이익해서는 안되므로. 그리고 나는 불합리한 건 잘 못참으니까. 기존에 불합리한 것들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강구중이다. 물론 결정은 위에서 하겠지만. 그리고 어떻게 결정되든 나는 어떤 쪽에서도 좋은 말은 못듣는다. 직원들은 그들대로 만족하지 않을테니까. 이건 뭐 내 일의 숙명이라 생각한지 오래. 직원들은 50을 챙겨줘도 나머지 50 생각을 먼저 할 수도 있는거니까. 딴에는 애써서 해줘도 직원 태반이 툴툴대면 에잇 하기도 한다만. 고마워하거나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해주는 직원도 아주 없지는 않아서 괜찮다.

여하간 요즘 고생하는 나를 위해 만든 밀푀유나베. 퇴근길 마트 들러서 재료 사오고 냉장고 털어서 남은 채소 처리. 1인분 하기에 나베가 많이 크긴 하다만, 다 먹고 밥 말아서 죽까지 만들어 먹었다. 어제는 직원 집들이 가서 배 터지게 먹고, 내일은 과장님이 저녁 먹자고(그러니까 술 먹자고) 했는데, 날씨 봐서는 취소될 것 같기도 하다. 요즘 먹는 걸 보면 몸무게 한번 재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