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엄마 반찬

    퇴근하고 마트에 들렀다. 오늘은 부모님 집에 가기로 한 날. 과일이라도 사가려는데 과일값 왜 이렇게 비싸냐. 귤은 무슨 금귤이고, 잠깐 망설이다가 딸기 한 상자 들고 나왔다. 오늘도 엄마는 반찬을 한가득 싸놓았다. 예전에는 집에 갈 때마다 엄마랑 옥신각신 했다. 나는 반찬 해놓지 마라고 하고 엄마는 부득부득 하나라도 더 챙겨넣었다. 아빠는 또 옆에 서서 저것도 주고 이것도 주라고 냉장고를 다 털 기세로 거든다. 자꾸 이러면 집에 안온다고 엄포를 놔도 무소용. 나는 알아서 잘 먹고 사는데 왜 사서 고생이냐고 했지만, 엄마는 항상 반찬을 해놓고 나를 기다렸다. 몇년 전부터 마음을 바꿔먹었다. 주면 주는대로 받아오기로. 이건 설득할 일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여야 할 일로 생각하기로. 모성이 아무리 설득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