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

    지휘자 표정 보는 재미

    요즘 시간 나는대로 대가들의 공연실황을 감상중이다. 음악은 현장에서 듣는 것 이상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내 인생에 이런 대가들의 지휘를 현장에서 들을 날이 과연 올까 하는 게 또 현실이니까. 영상을 통해서라도 보고 듣는 게 어디야 하고 있다. 그런데 영상으로 감상하면 좋은 점도 있다. 일단 지휘자를 정면에서 볼 수 있다는 거. 공연장에서는 늘 지휘자의 뒤통수만 봐야하지만, 영상에서는 지휘자의 생생한 표정을 잡아주니까. 예식장에서 신랑신부 뒤통수만 보는 건 좀 재미 없는 것과 비슷한 그런거다. 지휘자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 건 당연한데, 표정도 다 다르다. 거장중의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진지하다. 음악에 대한 그의 진지함이 그대로 지휘할 때 표정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카라얀의 카리스마는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