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지침

    산책,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걸으면서 철학하는 사람들 에서 김영민 교수의 글을 가져왔습니다. 산책,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1. 가급적 도심(都心)을 피한다. 이쁜 공원길이라도, 차도가 지척이거나 '파워워킹족'들이 좀비처럼 흘러다니면 하등이다. 시외나 심지어 산이라도 나무가 없거나 적은 곳은 썩 좋지 않다. (따라서, 해변을 걷는 일에도 나름의 운치가 깊지만 그것은 산책의 본령이 아니다. 요컨대, 짠물이든 민물이든, 물이 너무 많은 곳에서는 산책도 수행도 대화도 어렵다.) 그리고, 숲과 산이란 무릇 '계단이 없는 곳'이니, 비록 밀림 속이라도 계단식의 길을 오르는 짓은 산책/산행의 이치에 어긋난다. 조금 더 까탈을 부리자면, 원예종 꽃들이 배우처럼 방실거리는 베르사이유 정원같은 곳도 아니다. 제 맘대로 피는 꽃들의 재롱을 어쩔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