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소주

    1. '소주가 맛있다'는 말을 나는 안 믿는다. 한잔 마시고선 뜨끈한 국물 한숟갈 떠먹거나 하다못해 '크~윽' 소리라도 내지 않으면, 참기 힘들 정도로 독한 소주가 맛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 게다가 소주에 무슨 향이 있나. 아, 레몬소주 같은 게 있긴 하다만. 하지만 소주를 참말로 맛있게 마시는 형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엔 만난 적도 없고, 지금은 뭘 하고 사는지도 알 수 없지만, 소주를 맛있게 마시는 사람이었다. 그 형은 소주잔을 한번에 확 털어넣는 법이 없었다. 물을 마시듯 여유롭게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러고 마지막 한방울까지 남김없이 빨아 마셨다. 난 그 형이 소주를 마시는 걸 보면서 '빨아 마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잔 바닥이 보일 정도로 기울어졌을 때 그 형의 입에서는 '쭈~욱' 소리가 ..

    삼겹살, 소주, 라면, 통닭, 맥주

    진주 누나가 드디어(?) 홍콩에 간다. 몇몇이 모여 조촐하게 식사를 했다. 심하게 번잡스러운 식당 분위기 탓에 허겁지겁 삼겹살을 구워 먹고 나왔다. 나는 선약한 '고수들의 모임'에 가기 위해 그들과 헤어졌다. 여기까지가 삼겹살과 소주에 얽힌 이야기. 모임 장소인 성배 형의 집으로 갔다. 경훈 형이 라면을 사왔다. 라면 업계의 쌍두마차, 너구리와 신라면의 환상적인 조합. 중국 운남성으로 '사진 워크샵'을 다녀온 성욱 형의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 주문한 통닭이 도착. 맥주를 따르고. 경훈 형의 다큐 '우리의 삶이 문화다'를 감상. 이어진 고수들의 평. 나도 체면상(?) 몇 마디 주절주절. 여기까지가 라면과 통닭, 맥주에 얽히고 설킨 이야기. 오늘의 교훈. 역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는 억지스럽다. 반성.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