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수리'

    철학하는 사람 k는 이렇게 말했다. 반복되지 않는 행동을 일러 용서할 수 있는 '실수'라고 하는데, 반복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고장난 기계를 '용서'하지 않고 '수리'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이 실수의 뜻이다. 관계에서 일어나는 실수는 대개 안타까운 것들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선한 마음과 신중한 고민 끝에 행동했더라도 상대방에게는 악행이거나 성급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언제 어디서나 상대적이기 때문에 순간 어긋나버리는 것은 일도 아닌 무시무시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중한 관계일수록 배려의 긴장 속에서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실수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지기도 한다. k의 말마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