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할머니

    착한 사마리아인은 못 되더라도

    #1 "자원을 절약해야지!" 중학교 2학년 때다. 친구와 동부경찰서 부근 학원가를 걷고 있는데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가 학원 전단지를 우리에게 건넸다. 그 친구는 망설임 없이 받았고, 나는 외면하며 받지 않았다. 친구가 '왜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별 생각 없이 귀찮았기 때문이었는데, 왠지 녀석의 진지한 질문에 그럴 듯한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보지도 않고 버릴 건데, 그건 국가적으로 자원낭비잖아." 친구는 실망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할머니 도와드리는거지..." 색기... 니 똥 굵다... 졸라 쪽팔렸다. 내색은 안했지만. 20여년이 지났지만,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는 그 이후로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무조건 받는다. 일당 몇 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