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

    여기 물 좀 빼주세요.

    606억원. 광주시가 2004년 말부터 시작한 광주천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에 들이는 돈이다. 누구 돈인가. 피 같은 돈, 시민의 혈세다. 이 돈으로 얼마나 대단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장의 시민 불편부터 해소하는 게 우선일 터. 운암교 부근 광주천변에 조성된 공터. 평소 시민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아이들이 공놀이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 비가 내린 뒤 물이 가득 고여 있다. 폭우가 내린 것도 아닌데 공터의 3분의2가 물에 잠겨 있다. 시공 때부터 배수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된 것이다. 이용하는 시민의 입장을 모르기 때문이다. 서류 따위로만 해치우는 행정의 한계다. 사후 관리를 모르쇠 하는 행정의 게으름이다. 덕분에 고인 물이 자연 상태에서 마르기 전까지 시민들은 이 공터를 이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