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

    현금카드 한장

    방에서 안경을 벅벅 닦고 있었다. 아빠가 부른다. 귀찮다는 듯 안경을 닦으면서 '왜요?'하고 갔다. 아빠는 현금카드 하나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걸 보자마자 '아따 됬당게요' 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얼마 전에도 한번 그랬던 적이 있다. 엄마가 없을 때 아빠는 나에게 현금카드를 내밀었다. -돈 필요할 때 꺼내 써라. 비밀번호는 알지잉? 아빠 차 번호. -돈 필요 없는디. -그래도 먹고 싶은 거 있으믄 사 먹어야제. 교통비도 하고. -아따 내가 돈 쓸 일이 뭐가 있당가. 필요 없어라우. -아따 그래도 그게 그것이 아니제. 안 써도 됭게 그냥 갖고 있어라. -됐어라. 그렇게 나는 퉁명스럽게 거절하고 아빠를 피해버렸던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엄마가 없을 때 아빠는 다시 현금카드를 내밀고 있다. -아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