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선배

    H선배에게

    H선배! 오늘 오랜만에 마음 설레이는 '흥분'을 보았어요. 선배는 기자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흥분했다며 자조했지만, 나는 선배의 흥분이 참 신선했답니다. 기자가 객관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객관성이란 것이 묘해서 때로는 비겁함의 다른 말이 되기도 하지요. 확실하게 편들어야 할 때 '객관성'의 우산 아래에서 무색무취의 입장으로 일관하는 것은 비겁한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선배의 흥분은 올바른 태도이면서, 기자의 덕목이기도 할 것입니다. 흥분해야 할 때 그러지 못한다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요. 단, 기자의 흥분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뜨거운 흥분이기보다는 시비를 명확하게 가릴 줄 아는 차가운 흥분이어야겠지요. 선배! 탁월한 문장가도 아니고, 투철한 기자정신의 소유자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