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조례 정책토론회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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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조례 정책토론회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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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광주광역시의 "걷고, 자전거 타기 안전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한 도시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에휴~ 제목 한번 길군요. ㅎㅎ
참석하겠다던 회원님들이 모두 사정이 생겨 못 오셨고요.
혹시 다른 회원님이 올지 몰라서 시간 맞춰서 광주천 원형광장 아래로 갔습니다.
15분쯤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 나타나더군요.
혼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천꽁님이 전화하셨어요.
3시 반쯤 광천교 부근에서 만나서 도시철도공사 사옥으로 달렸습니다.
천꽁님 쫓아가느라 제 소중한 똥꼬가 뜨거워졌어용~
이렇게 해서 자출사에서는 딱 두 명 참석했습니다.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에서도 몇 분 오셨고요.

발표는

1. "광주광역시의 자전거도로 실태 및 현황"  윤영균(광주광역시 도로과 도로시설담당 사무관)
공무원 특유의 현황보고였습니다. 결론은 노력은 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 특히 '예산부족'. 늘 그런 식이죠. 도대체 그 많은 세금은 어디로 갔길래, 늘 '예산부족' 타령인지...
참고로 2003년엔가 자전거이용활성화사업이 지방사무로 이양되어 국고보조금이 없다고 합니다.
지정토론에 대하여 답변할 때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좋은 의견 잘 들었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다는 거 아닙니다.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시장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는 말이 나오자, 양복을 입고 타면 체인에 바지가 걸리고 더러워지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답변을 하더군요.
'발목밴드 하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하려다가 참았습니다. ㅋㅋ
뒷풀이 식사 때 우스개 소리로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가 발목밴드 협찬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2. "녹색교통 자전거와「솔라시티광주」의 교통정책"  최진석(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자전거 수송분담률이 2%가 될 경우 연간 편익을 각 광역시별로 계산한 게 있더군요.
광주의 경우 연간 500억원 정도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환경 및 기후 편익과 에너지 절감 편익을 합한 것이죠. 계산법이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으나 적지 않은 편익입니다.
많은 지자체들이 자전거 정책을 자전거도로 건설로 이해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것에 그치는 전시행정은 한계가 명백한 것이죠. 그리고 자전거 이용률은 증가하였으나, 수송분담률은 답보 내지 후퇴했다고 합니다. 교통수단으로써 자전거 이용이 저조하다는 것이겠죠.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성공한 지자체의 경우 자전거 전담부서가 있다고 합니다. 광주시에는 없죠. 자전거조례도 아직 없으니...

3. "자전거조례 국내외사례와 제정의 필요성"  조진상(동신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
한정된 공간과 열악한 지방재정 하에서 도로공급 위주의 교통정책은 실효성을 거두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위주의 교통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독일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전거는 도시의 5km 이내의 거리에서 어떤 교통수단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조진상 교수님도 학생들과 함께 광주시내에서 실험을 해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전체 실험의 2/3 정도는 자전거가 더 빨랐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자전거 조례 제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했습니다.
대부분 제재 조항이 없기 때문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으로 될 우려가 있어서 조례만으로 큰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자체의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습관이 바뀌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유발언시간에 저는 자출사를 대표하여(누구 맘대로?? ㅎㅎㅎ)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자전거이용활성화 정책은 단순히 자전거에 관련된 정책만이 아니다. 전체 교통정책의 일부이자 환경정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날마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인도 위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보행자한테 미안하고, 불법주정차 때문에 자전거도로로서 기능을 거의 잃었기 때문이다. 일정한 속도성과 연계성이 확보되지 않는 인도 위 자전거도로는 이제 그만 해도 된다. 장기적으로 차도의 한 차선을 자전거전용도로로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당장 어렵더라도 시범구간을 운영했으면 좋겠다.



토론회가 끝나고 근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물론 공짜! ㅎㅎㅎ
유기농 채소에 오리고기로 배를 채웠습니다. 시원한 보리음료도 간단히 곁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