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군축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땅을 밟았다.
기대만큼 스펙터클은 없었지만,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이벤트도 나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성명 전문을  보면 '평화'라는 단어가 네 번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당한 말이다.
대개 원론적인 말은 다 옳은 것들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평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군축'이다.
군사력 증강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지도 않다. 이것은 어떠한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에 가까운 말이다.
'Pax Romana'와 'Pax Britanica', 'Pax Americana'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Pax'는 대개 정복자의, 정복자를 위한, 정복자에 의한 평화이다. 지배받는 인민들에게는 그 자체가 폭력이고, 고통이며, 굴욕일 뿐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축'이 의제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이지만, 언젠가는 남북이 함께 고민해야 할 의제일 것이다.

여하간, 남북정상회담을 기쁘게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