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중요한 것은 정당이야

최장집 교수가 23일 열린 '2007년 대선과 정당정치의 위기' 토론회에서 각 대선후보들에 대한 촌평을 내놓았다.

① 한나라당의 이아무개--현임정부와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수행할, 확실한 선두주자로서 캠페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경제를 살릴 능력을 갖는 것으로 기대돼. 드러난 부정비리의혹 만으로도 그의 도덕성은 거의 치명적 흠결을 드러냄. 사법조사와 판결을 요구하는 그의 부정비리의혹들은 민주주의하에서의 법의 지배 여부를 테스트하고 있음.

② 통합신당의 정아무개-- 이번 대선이 노정부에 대한 평가가 중심요소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해야 할 강력한 대안적 정책과 비젼, 그리고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 기대될 수 있음. 그러나 그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치 못해. 그와는 반대로 그의 정책과 비젼은 실체적 대안이나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레토릭의 수준을 넘지 못해.

③ 문아무개-- 여권의 해체가 가져온 아웃사이더. 그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만족스럽게 해답을 주지 못해. 급조된 그의 정당은 누구를 대표하는가?에 답하기가 어려워.

④ 보수진영의 이아무개-- 보수진영에서 이아무개보다 더 보수적 분파를 대변. 그의 냉전반공주의가 얼마나 시대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과거 그의 “차떼기정당”, “국세청으로부터의 선거자금동원”을 주도한 정당의 책임자로서, 그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나.

⑤ 민노당의 권아무개--정당명과는 달리, 당후보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중심에 놓고 노동자, 저소득 소외계층을 대표하기 보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말로 상징되듯, 추상적이고 포괄적이고 중산층적 관심사인 민족통일문제, 즉 NL적 이슈를 대표하는 후보로서 나타나. 민족통일문제가 문제의 중심이라면 통합신당으로도 충분한데 왜 민노당인가?라는 문제제기돼.


최장집 교수의 발제문 중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은 정책의 산출 측면이 아니라 참여적 인풋 (버바, 쉬로즈만, 블라디, 『요구의 소리와 평등』)"이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어떠한 대안적 이념이나 사회개혁 프로그램이든지 정당체제의 뒷받침이 없다면 실제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사회에 어떠한 요구가 있을 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당에 참여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와 같은 조직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것 역시 결국 정당체제를 통하게 된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정책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당체제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사회적 요구나 계급적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존재하고, 그 정당에 대한 '나'의 참여의지가 높을 때 사회는 근사해질 실제적 가능성을 갖는다.